한국당과 대화 포기 선언한 이해찬 “더는 끌려다니지 않겠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2.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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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대표 “필리버스터는 쿠데타…민생·국회 파괴 행위 즉각 중단하라” 거듭 촉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협상 포기를 선언하며 강대강 충돌을 예고했다. 한국당이 지난 11월29일 유치원3법 등 199건의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신청을 한 이후 여야는 모든 협상을 중단한 채 향후 전략 준비에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12월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신청으로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든 데 대해 "국가 기능을 정지시키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쿠데타"라고 규탄했다. 이 대표는 "(한국당은) 민생 법안을 인질로 국회에 해를 가했다. 이런 국회를 국민이 더 이상 용서하겠느냐. 이런 사람들과는 협상을 할 수 없다. 대화를 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8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지난 8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그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지난 금요일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제가 1988년부터 정치를 시작했는데 199개 법안을 필리버스터해서 국회를 마비시키는 일은 그동안 한 번도 없었다. 상식 이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느 누가 이것을 정상이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이렇게 상식 이하의 일을 벌이면서도 저렇게 (한국당이 우리 당을 향해) 뻔뻔스럽다고 하는 것은 매우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당의 몰지각하고 후안무치한 이런 행위가 몇 번째냐. 삭발하고, 단식하고, 필리버스터하고 이게 국회냐"며 "만약 금요일에 (필리버스터 신청을) 모르고 본회의를 열었더라면 국회가 어떻게 됐겠느냐. 정기국회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허송세월하는 국회가 될 뻔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공개 약속을 하는 경우에만 민주당은 예산안과 법안을 한국당과 해결해 나가겠다"며 "한국당이 응하지 않는 경우 다른 야당과 협력해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예산안과 처리 가능한 개혁 법안, 민생 법안을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 더 이상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일관하지 말고 국회와 민생 파괴 행위를 한국당은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도 필리버스터 취소 만이 "한국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잘라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유치원3법·민식이법 등 어린이생명안전법안, 데이터3법 등의 민생 법안에 대해서만 '원포인트' 국회를 열자고 제안한 것에도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 원포인트로 국회를 연다고 해도,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감행할 경우 다시 국회가 마비 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없이 본회의에 부의된 199개의 민생 법안에 더해 지난 11월2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유치원3법, 데이터3법 등이 일괄 처리만 된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한국당이 이미 제출된 199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취소해야 한다. (오 원내대표의) 건설적 제안이 필리버스터 수단으로 역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고위원인 남인순 의원은 필리버스터 신청 대상 법안 199건 중 26건의 법안이 한국당 의원들이 대표발의자로 명시된 안건임을 거론하면서 "자기 부정이 포함된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남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199건 중 여야 합의를 거친 것은 76건이고, 포항지진특별법을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것이 26건이다"라면서 "코미디 같은 상황이다. 상식적으로 정치를 한다면 이런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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