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6465] 국회에 지쳐 헌법재판소로 간다
  • 김종일·박성의·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박성의 기자
  • 구민주 기자
  • 승인 2019.12.10 10:00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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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 장애인 법률지원팀 “최종 결정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방법 이것뿐”

만 65세가 지난 장애인들도 기존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계속 받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은 지난 18대 국회 때부터 지속적으로 발의돼 왔다. 그러나 한 차례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도 그대로 종잇장이 될 운명에 놓여 있다. 기다림에 지쳐 속이 타들어가는 장애인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65세 이후 활동지원 서비스를 끊어버리는 현행 법률(장애인 활동지원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을 받아, 법 개정을 이루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헌재에 제출할 헌법소원의 대표 청구인은 65세 중증 장애인 김순옥씨다. 지난 9월부터 활동지원 서비스가 아닌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로 분류돼 하루 단 4시간만 지원받고 있는 순옥씨는 지난 9월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신청에도 앞장섰다. 당시 인권위로부터 제도 시정 권고 결정을 얻어냈지만, 담당 지방자치단체인 부산시가 권고를 거부하면서 이번 헌법소원 과정까지 직접 밟게 됐다.

순옥씨를 돕기 위해 여러 장애인단체와 변호사들이 모여 꾸린 법률지원 TF는 현행 법률이 헌법 34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10조 ‘생명안전권’ ‘자기결정권’ 등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핵심 근거다.

시사저널은 이들이 낸 헌법소원 초안을 입수했다. 초안에는 청구인의 장애 상황, 활동지원이 끊길 경우 당장 발생할 문제, ‘만 65세’라는 인위적인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이 담겨 있었다. “활동지원이 끝나는 시일 이후 청구인의 상황은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고 시설로 돌아가거나, 집에서 활동지원이 끊긴 채로 죽음을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호소도 들어 있다. TF는 헌법소원을 내는 것 외에도, 활동지원 서비스로의 재전환이 거부된 데 대한 취소소송을 행정법원에 제기하고, 이에 따른 위헌법률심판 또한 제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에게 활동지원 서비스가 제한되는 현행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와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 시사저널 고성준
만 65세 이상 장애인에게 활동지원 서비스가 제한되는 현행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와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 시사저널 고성준

“시설로 돌아가거나 죽음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도와달라”

단, 이 같은 절차를 모두 마친 후 헌재의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막연한 기다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법률 지원에 참여 중인 사단법인 두루 소속 이주언 변호사는 “이와 유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장애인 청구인은 지금 3년째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런 경우는 소송이 길어질 경우 임시 처분을 마련해 주는 ‘가처분’ 제도도 없어, 청구인이 현 상태로 위헌 결정이 나길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F는 오는 12월18일 회의를 통해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에 대한 진행 일정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예산’의 어려움을 내세우는 순간, 결코 좁혀질 수 없는 거리가 생기게 된다”며 “정부에 대한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이 많으리란 걸 알지만 소송이라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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