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좋음’인데 차량 2부제…세종청사 불만 한가득
  • 세종취재본부 이진성 기자 (sisa415@sisapress.com)
  • 승인 2019.12.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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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인프라 부족에 출·퇴근 불편 가중
"민원인입니다" 각족 꼼수도 …시, 대책 논의 검토

"미세먼지도 하나 없는 데 강제 차량 2부제는 너무하지 않나요"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차량 2부제'가 적용된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출·퇴근 불편이 크다는 점과 차량을 절반 밖에 쓰지 못해 발생하는 재산권 침해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공기 질 예보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상황과 실제 대상차량을 고려하면 무조건적인 강제 2부제는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시에 따르면 정부 정책에 맞춰 지난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4개월간 중앙행정기관 등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 미세먼지 배출원 감축을 위한 목적으로 시 본청과 소속기관 및 산하 공사·공단 등 31개 기관이 대상이다. 이춘희 시장은 "공공기관 임직원 자가용 차량 및 관용차는 차량번호 끝번호에 따른 홀·짝수 2부제가 적용된다"면서 "공공기관을 찾는 민원인 차량은 2부제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기간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전면 시행된 지난 2일 세종정부청사 6동 출입구에서 직원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기간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전면 시행된 지난 2일 세종정부청사 6동 출입구에서 직원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분 일찍 나와도 무의미한 교통 시스템"

세종시 공무원들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현관을 나오더라도 출근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BRT(간선급행버스)노선이 자리잡은 일부 동네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30분을 기다려야 버스를 탈 수 있는 지역도 흔하다. 게다가 택시 수도 880명당 1대꼴일 정도로 서울(136명당 1대)과 비교해 턱 없이 부족해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공무원들이 차량 2부제에 비판적인 이유다. 출·퇴근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희생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는 재산권 침해 주장도 제기된다. 수천만원을 들여 장만한 본인 차량을 4개월간 반쪽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동차세와 자동차 보험료 등은 그대로 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강제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면, 세금 부분에서 인센티브를 적용해 주는 게 상식 아니냐"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차량 가치는 떨어지는 데, 사용하지도 못하고 세금은 그대로 내야 한다는 부분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날씨만 봐도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은 날이 이어지고 있는 데 굳이 이런 날에도 2부제를 강제로 시행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미세먼지 예보 시스템에 따라 필요에 맞게 유연하게 2부제를 시행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사실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도 비판했다.

한 공무원은 "2부제에서 친환경차와 임산부, 유아동승차량, 경차 등은 제외하는 데, 특히 세종이 다른 광역시 등과 비교해 임산부가 많고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가 유독 많아 이를 다 제외하면 대상차량은 30%조차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일찍 출근하거나 민원인이라고 설명하면 됩니다"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일부 공무원들은 이른바 '꼼수'를 부리는 방식으로 정책 대상에서 피해가고 있다. 시행 대상에서 민원인은 제외되기 때문에 주차장 출입시 '민원인'이라고 하거나, 단속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 전후에 출근하는 방식 등을 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출입차량은 청사관리소에 등록이 돼 있지만, 일일이 단속원이 매 건마다 조회하기 어려운 현실을 노린 것이다. 최근 새차를 구입한 일부 공무원들은 청사에 차량 등록을 미루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 인지, 실제 이날 청사 곳옷에서는 출입이 금지된 짝수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부작용 사례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는 사회재난으로 관리하고 있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열악한 대중교통 인프라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대응 차원으로 불가피하게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불만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도 이해하고 있지만, 민간에 앞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시행이 필요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시행 초기인 만큼 폭넓게 불편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2부제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과와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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