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 논란②] 2013년부터 근절 대책 내놓았지만 지금껏 효과 없어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7 12:00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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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음원 사재기 의혹, 이번엔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나올까

블락비 멤버 박경의 '저격글'로 인해 그동안 설이 무성했던 ‘음원 사재기’ 의혹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최근 김나영·양다일의 듀엣곡이 아이유의 신곡은 물론 1000만 돌파를 앞둔 영화 《겨울왕국2》 OST를 제치고 차트 1위로 올라서면서 또다시 의혹은 깊어졌다. 논란이 된 가수들은 모두 법적 공방을 예고하면서 논란을 부인했다.

음원 사재기란 멜론 등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에 올리기 위해 특정 음원을 인위적으로 반복 재생하는 행위를 말한다. 2013년 SM·YG·JYP엔터테인먼트와 스타제국은 음원 사재기 행위를 조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2015년에도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서 특정 가수에게만 ‘팬 맺기’를 한 동일 패턴 아이디가 무더기로 발견된 사례가 있다.

음원 사재기가 크게 논란이 됐던 2013년, 정부는 ‘음원 사재기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1인 1아이디 반영 횟수 제한, 다운로드 중심의 차트 개선, 실시간 차트를 지양할 것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음원 사재기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해당할 경우 저작권 사용료 정산 등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음원 사재기 논란은 계속돼 왔고, 문체부 조사에서도 ‘증거 부족’ 등 조사의 한계 등 때문에 실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음원 사재기 의혹이 있었을 때도 정부 조사가 이뤄졌지만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된 탓에 실태 파악이 쉽지 않았다. 2018년 가수 닐로와 숀의 소속사가 문체부에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진정서를 냈지만 문체부는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음원의 경우 행정기관이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 문체부는 음원 사이트 사업자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은 후, 외부 데이터 분석 업체에 사재기로 판단할 수 있는지 의뢰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와 콘텐츠진흥원은 지난 5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이 안에는 문체부에 음원 사이트 회사의 데이터를 직접 조사할 수 있는 ‘현장 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콘텐츠진흥원 콘텐츠공정상생센터는 지난 8월 음원·음반 사재기 신고 창구를 개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직접 음악 산업 종사자가 증빙자료와 함께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고가 들어오면 음원 사이트 업체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해 행정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잇단 사재기 의혹에 대해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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