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6개월째…80만 대규모 집회 평화적 마무리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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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영 구의원 선거 압승 이후 첫 시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린 지 만 6개월을 하루 앞둔 12월8일,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반(反)정부 집회가 열렸다. 폭력시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 Hong Kong Free Press
12월8일 홍콩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 Hong Kong Free Press

민간인권전선(민전)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80만명(경찰 추산 18만3000명)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 11월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친중파를 누르고 압승을 거둔 후 열린 첫 대규모 집회였다.

시위는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3시 홍콩섬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있는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된 행진 대열은 홍콩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 경찰본부가 있는 완차이 등을 지나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까지 이어졌다. 시위가 끝날 무렵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모습을 보이면서 긴장이 고조됐으나,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홍콩정부에 요구해 온 5대 요구(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 무력 사용 조사와 처벌, 시위대 폭도 규정 취소, 시위 중 체포된 시위자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5대 요구사항 중 한 가지도 타협할 수 없다"며 외쳤다.

경찰이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홍콩경찰은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며 지난 9월 이후 행진을 모두 불허해왔으나, 2주 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압승한 이후 달라진 정치 기류를 반영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시위가 평화적으로 끝났다 할지라도 중국과 홍콩 정부가 강경 노선을 이어갈 경우 시위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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