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경영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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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인터뷰서 “대우그룹 남아있었다면 한국경제에 기여했을 것”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2월9일 밤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 © 시사저널 이종현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 © 시사저널 이종현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오후 11시 50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 간 투병생활을 했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한국전쟁으로 부친이 납북된 이후 상경해 경기중과 경기고를 나왔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만 30세였던 19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세웠다.

이후 대우그룹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급격히 성장하며 자산규모로는 현대에 이어 국내 재계 2위를 기록했다.

김 전 회장은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강조한 대로 ‘세계경영’에 매진해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했고, 1998년 당시 대우의 수출규모는 한국 총 수출액의 약 14%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그룹은 1998년 대우차-재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리고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받으면서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대우그룹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도 발표했으나 결국 1999년 8월 전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해체됐다.

그룹 해체 이후 김 전 회장은 2006년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 대출 사건으로 징역 8년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이와 관련, 김 전 회장은 2017년 3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부정축재한 사기꾼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 평생을 조국 봉사의 신념으로 기업 활동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또 “대우그룹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한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않았겠느냐”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조문은 12월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유족은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주)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주)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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