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울린 ‘박항서 매직’…60년 만에 동남아 정상에 서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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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퇴장에도 60년 만에 ‘우승’

베트남 축구에 다시 한 번 ‘박항서 매직’이 불었다. 12월1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리자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9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인도네아를 꺾고 60년 만에 정상에 서면서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가운데)이 12월1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제30회 동남아시아(SEA) 게임 축구 결승전 중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베트남이 3-0으로 승리했다. ⓒ 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감독(가운데)이 12월1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제30회 동남아시아(SEA) 게임 축구 결승전 중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베트남이 3-0으로 승리했다. ⓒ 연합뉴스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은 이날 열린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까지 7경기를 치르며 태국전에서 무승부한 것을 제외하고 6승을 거뒀다. 

이로써 베트남은 1959년 SEA 대회 창설 이후 60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초대 대회에서도 우승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통일 베트남이 아닌 ‘남베트남(월남)’으로 출전했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이 이미 3점 차로 앞서 있던 후반 33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심판이 반칙을 잡아주지 않자 박 감독이 거세게 항의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퇴장을 당했는데도 박 감독이 놀라는 기세를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이를 박 감독의 전략적 행동이었던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3-0으로 앞서 있던 데다 체력이 떨어져 느슨해질 수 있는 시점에, 박 감독이 퇴장을 불사하며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반전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해석이다.

12월15일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 관중들이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사진판 등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 EPA 연합
12월15일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 관중들이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사진판 등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 EPA 연합

이번 우승으로 박 감독은 베트남을 진정한 동남아 축구의 강자로 끌어올렸다. 2017년 9월 부임한 박 감독은 베트남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위,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성적을 안겼다. 베트남은 또 올해 1월 UAE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동남아 국가 중에는 최고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한편 베트남은 지난 12월8일 여자 축구가 먼저 우승한 데 이어 이날 남자 축구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남녀 동반 제패라는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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