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숨겨진 의미…심재철, 황교안에 반기들까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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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이준석“심재철 당선 아무도 예상 못해…주류에 대한 반발 작용한 것”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바른미래당 前 최고위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10일(화)

소종섭: 정치권의 움직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원내대표를 바꿨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임을 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있었는데 심재철 5선 의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함께 당선된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3선입니다. 합치면 8선이에요. 제가 정치권 출입하고 5선 원내대표는 처음 봅니다. 그만큼 여러 맥락이 있을 것 같은데,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어떻게 봅니까?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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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우선 심재철 의원이 당선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 못 했습니다. 당연히 유기준 의원이 친박 표를 얻어서 당선되겠다고 예측했었죠. 심재철 의원은 합의되지 않은 단독출마 아니냐고 했는데, 많은 표로 당선됐거든요? 예전에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될 때도 그랬고 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가 당선될 때도 그렇고, 예측과 반대로 가는 결과가 굉장히 많아요. 그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도 사실 조직의 힘을 못 받을 것이다, 당시에 김학용 원내대표 후보가 붙임성이 좋아서 최소한 비박 세력이라도 얻고 나온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예측했는데 다 빗나갔습니다. 그다음에 이인영 원내대표는 그 당시에 김태년 의원이랑 붙을 때, ‘골수 친문이 아니니까 김태년이 되지 않겠냐’ 예측했는데 엎어졌고. 결국 2년 후 심재철 의원이 많은 득표를 해서 당선된 것도 주류에 대한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소종섭: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한 반발이다?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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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그렇죠. 제가 예전에 방송에서 황교안 대표가 150석 전략을 펴느냐, 120석 전략을 쓰느냐고 얘기했습니다. 본인이 대권으로 가는 길에는 120석 전략이 나쁜 전략은 아니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실제로 120석 전략으로 가고 있어요. 수도권 선거에 주력해서 과반을 만들어야 되는 선거판을 짜기보다, 적어도 자기 당내에 친황계를 만들어내려는 식으로의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20석 전략이 극대화 됐을 때 황교안 대표에 맞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황교안 대표가 원외기 때문에 사실 다선 의원들이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분들한테 인적 쇄신의 칼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봤는데. 실제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자유한국당 의원들 다수가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갈이 될 거란 다선의원들의 불안감, 심재철 당선으로 표출

소종섭: 예. 심재철 원내대표 체제가 탄생된 첫 번째 배경으로 다선 의원들의 불안감, 위기의식이 있다고 (이 최고위원이) 짚었습니다. 결국 황교안 대표가 물갈이 칼날을 자기 마음대로 휘두를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우리를 지켜줄 사람은 5선 심재철 의원이 아니겠느냐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입니다. 또 그동안 원내대표 교체 과정이라든지 당직인선 과정 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측면이 있다고도 볼 수 있죠? 

이준석: 많이 누적됐다고 봐요. 보수정당이 이 정도 위기상황이면 다선 의원들 중심으로 불출마가 상당 부분 나왔어야 됩니다. 그 부분이 거의 안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 당내 분위기를 방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상당할 겁니다. 사실 2주쯤 전에 공천관리 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장관이 내정되었다는 얘기가 돌고 있었는데, 사실 윤여준 전 장관 같은 분이 그걸 하리라는 생각 안 하고요. 

소종섭: 본인도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그런 제안 받은 적도 없거니와 와도 안 한다, 이렇게 얘기했었죠.

이준석: 윤여준 전 장관이 이회창 총재의 책사로 있었을 때의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거죠. 저는 이렇게 봅니다. 황교안 대표는 본인이 원내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선의원을 치지 않으면 본인이 나중에 내쳐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3선 이상의 의원은 부담스럽게 느끼고 초재선들과 정치를 해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어떤 분들이냐면 19~20대를 거치면서 골수친박 색채가 강해진 분들입니다. 역설인 거죠. 그러니까 3~5선은 비박이 많아지고, 초재선은 친박 색채가 강한 인물들인데요. 과연 그분들과 총선에서. 지난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121석 나왔을 걸요? 그거보다 적게 나온다면 어차피 대선주자로서의 길은 막히는 거예요. 결국 자신의 계파를 120석 넘게 당선시켜야 하는 운명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성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들고 나왔다고 봅니다.

소종섭: 황교안 대표가 대폭적으로 물갈이하겠다, 30~50% 해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서 심재철 의원은 약간 다르게 얘기를 했어요. 선수가 기준이 돼서는 안 되고 의정활동 등을 냉철하게 잘 봐야 된다고.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을까요?

이준석: (심재철 의원) 본인이 5선이고요. 본인을 뽑아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심재철 의원은 계속 반기를 들 테고. 사실 심재철 의원 본인부터가 안양 5선인데 굳이 말하자면 안양시 동안구 지역 자체에서 심재철 아닌 다른 사람이 당선되기 어렵습니다. 심재철 의원이 그동안 다져놓은 조직과 또 호남 출신이라는 장점까지. 사실 보수정당에서 수도권 출마하는 사람에게 그게 장점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곳에 물갈이를 해서 황교안 대표가 측근을 심을 수 있느냐? 그런 상황도 아니에요. 당선이 간당간당한 지역구에서는 물갈이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영남에서 다선 의원들 다 물갈이해야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거든요? 심재철 원내대표가 다선에 대한 청산 분위기를 용인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아까 말했듯이 자신을 찍어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줄 알거든요. 그리고 국회 부의장까지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본인도 다음 단계로 대표, 대권 주자(로 가는 계획)가 있을 것이고 각을 세울 가능성도 충분히 보입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상당한 긴장 관계에 놓일 거라고 봅니다. 

소종섭: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체제에서 합이 잘 맞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준석 최고위원의 전망입니다. 보통 정치권에서 5선 의원 하면 국회의장 정도 됩니다. 5선, 6선이 국회의장을 하고 4선, 5선은 당대표하고 3선이 원내대표하고 이런 흐름인데. 지금 5선에 원내대표가 등장했기 때문에 아마 황교안 대표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김재원, ‘패스트트랙 수사 막아낼 비책 있다’?

소종섭: 김재원 정책위의장 같은 경우는 자유한국당의 대표적인 전략가로 꼽히는데. 이번 연설에서 자유한국당 패스트트랙 수사를 막아낼 비책이 있다고 했어요.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의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이준석: 특별한 비책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왜냐면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재원 의원도 친소관계가 있는 분들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런 비책이 있었다면 나경원 대표한테 시간이 이렇게 진척되기 전에 알려줬었어야죠.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 경선에서 나온 그냥 어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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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다만 김재원 의원 같은 경우, 친박 골수의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심재철 원내대표가 비박적 색채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영남에 특히 박근혜 정부의 최고 실세 중의 하나였다고 알려진 김재원 의원이 당의 지도부에 진입한 거 자체가 자유한국당 수도권 출마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소종섭: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 주요당직을 맡은 인물간의 관계가 복잡 미묘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자유한국당이 위기 앞에서 똘똘 뭉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갈등이 노출될 가능성도 보이는데. 황교안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黃 내칠 수 있다는 당심 표출된 선거…께름칙할 것”

이준석: 상당히 께름칙할 것이다. 본인의 당 장악력이라는 것이 결국 원외에 있으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을 것이고요. 왜냐면 황교안 대표가 지금까지 장외투쟁에 주로 나섰기 때문에. 그동안의 장외투쟁으로 얻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을 지배하는 방식을 썼었는데.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드러난 당심은 본인(황 대표)을 엎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을 거거든요. 사실상 나경원 원내대표를 내치는 방식, 김세연 의원을 자리에서 내리는 방식들이 많은 의원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졌는지 이번에 평가가 나온 것이거든요? 앞으로 원내 운영에 대해서 황교안 대표가 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스킨십도 늘려야 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지.

소종섭: 이번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결과 중 김선동 의원이 28표 득표를 했는데. 이 결과가 황교안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의원 세력 아니냐는 분석도 언론에서 내놓고 있습니다. 106명 의원 중 28명 정도가 적극적인 친황파라고 볼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비황 의원들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황교안 대표가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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