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하명수사’ 논란에 “눈 펑펑 내릴 땐 쓸어봐야 소용없어”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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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 기자회견서 관련 질문에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 올 것” 답변

송철호 울산시장이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때를 기다리다가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12월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국가 예산 확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시장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때를 기다리다가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송철호 울산시장이 12월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국가 예산 확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시장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때를 기다리다가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송 시장은 12월1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울산시 국가예산 확보' 기자회견에서 김기현 전 시장 측근 비리 첩보와 관련해 최측근인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데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송 시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가장 말단 졸병 생활을 할 때 최전방에서 깨달은 지혜가 있다"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며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송 시장은 또 "한 말씀으로 제 심정을 표현하겠다"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의 가르침이다"고 성경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에서 공직선거법으로 송 시장을 고발한 데 대한 입장과 검찰 소환조사에 응할 것인지, 청와대 행정관과 시장 선거 당시 공약을 논의한 적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시 말씀드리는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쓸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 시장은 "지금 쓸면 거기에 또 눈이 쌓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송 시장은 앞서 송 부시장이 청와대에 최초 제보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하명수사 논란이 불거진 뒤 송 시장이 공식석상에서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울산시 대변인은 사전에 “국가예산 관련 질문 2개 외에 다른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공지하며 하명수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강하게 가로막았다.

송 시장은 이를 만류하며 답변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지난 12월3일 대변인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논란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송 시장은 질의응답이 끝나자 다음 일정이 있다며 황급하게 자리를 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2월9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송 시장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장아무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공무상 비밀 누설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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