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에 등장한 ‘가짜뉴스’ 논란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2 17: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보단일화 보도자료 가짜뉴스 공방전 비화
박희채 불출마 공식화…장인화-정정복 ‘2파전’

첫 민선으로 치러지는 부산시 체육회장 선거전을 앞두고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등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엔 지난 12월9일 출마를 공식화한 장인화 전 부산시체육회 수석 부회장과 앞서 10월 출마 의사를 밝힌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 2파전으로 압축됐다. 출마가 거론됐던 박희채 전 부산시생활체육회장은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문제는 지난 12월9일 장인화 전 수석 부회장이 출마선언 당일 발생했다. 상대후보인 정정복 후보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희채 전 생활체육회장과 정정복 전 축구협회장간의 후보단일화 했다”고 배포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정 전 협회장 측은 보도자료에 “오는 12월27일 실시되는 첫 민선 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가 유력했던 양대 후보인 정정복·박희채 회장이 지난 6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면서 “박희채 회장처럼 생활체육 전반에 대한 풍부한 지혜와 경륜을 가진 어른이 통 큰 양보를 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부산체육회 선수단. ©부산체육회
부산체육회 선수단. ©부산체육회

이를 일부 언론이 그대로 보도했다. 특히 ‘박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정 전 협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퍼져나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이와 관련 장 후보측은 “출마선언 당일 정 후보 측이 단일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상대후보의 출마선언에 참물을 끼얹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희채 전 회장은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애초에 후보 단일화 예정이었으나, 체육회장 선거가 시끄러울 것 같아 후보단일화를 철회를 했는데 후보단일화 뉴스가 나와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후보측은 “단일화 합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보도자료와 달리 한발 물러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 후보측은 그러면서도 “박희채 전 회장이 돕고 지지하는 것은 맞다. (박 전 회장이) 후보단일화라고 말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렇게 말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체육회장 선거, 정치인에 기댈 우려도 제기

선거가 임박해 지면서 가짜뉴스가 동원되는 것에 대해 지역체육계에선 지방체육의 자율과 자립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자신과 가까운 정치인에 기대어 야비한 정치공작을 펼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후보 측의 한 인사는 “정치에서 독립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민선체육회장 선거가 정치적인 공작까지 난무하는 행위는 스포츠맨십에도 어긋나며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후보로서 양심을 걸고 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시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2월16~17일 후보자 등록을 하고, 27일 치러진다. 두 후보는 10일 안에 부산 16개 구·군을 순회하며 400명의 지역 체육계 선거인단에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알려야 한다. 

부산시체육회장은 엘리트 체육은 물론 생활체육을 이끄는 수장이다. 부산은 공식 등록된 엘리트 체육인은 7000여명, 생활체육인은 20만명에 이른다. 등록되지 않은 체육인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다. 

예산규모도 360억원에 달하며 향후 예산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인구 350만 부산의 체육회 예산규모가 인구 145만의 광주(390억원), 인구 295만의 인천(570억원) 등과 비교해 작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