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담배서 폐질환 유발 성분 검출
  • 세종취재본부 이진성 기자 (sisa415@sisapress.com)
  • 승인 2019.12.1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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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쥴랩스 등 총 13개 제품 검출…폐렴 유발 가능성
우려한 대마유래성분은 검출안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일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성분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 중인 일부 전자담배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국내 유통되는 153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사 결과와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양이지만, 그래도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그동안 해외 제품과는 다르게 안전성을 강조해 온 국내 제품에서도 이러한 성분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제품을 보면 KT&G 시드 토박(0.1ppm), 쥴랩스 쥴팟 크리스프(0.8ppm), 몬스터즈 엑스팟 복숭아·멘솔(0.2ppm), 마이베이퍼 STAROAR PEACH PARADISE(0.2ppm), 라실코리아 이그니스 아이스피치(0.1ppm), 알케마스터 망고슬러시(0.1ppm), 더블유피앤 SOO LIQUID 2 스노우피치(0.1ppm),  제이알푸드 아이러브 알로에(0.3ppm), 케이크베이퍼 헤이즐넛 밀크 토바코(9.4ppm), 신영래빗 래빗 리얼망고(0.4ppm), 스위든 아이스데몬그린(0.2ppm), ziri9 jmt 믹스멜론(1.1ppm) 등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식품첨가물 (영양강화제, 산화방지제) 및 화장품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성분으로,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성분이 폐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lipoid pneumonia)을 유발할 수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3일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관리를 위한 2차 대책을 발표하면서, 안전관리 체계가 정비되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성분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월23일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관리를 위한 2차 대책을 발표했다.ⓒ보건복지부

가장 우려됐던 대마유래성분(THC)은 모든 전자담배 액상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성분들이 검출되면서 현재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인체 유해성 연구가 발표(2020년 상반기) 되기 전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당국, 폐손상 유발 여부 내년 상반기 발표

질병관리본부는 앞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폐손상 연관성 조사를 위해 국내 사례 조사감시와 폐손상 유발 의심물질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 및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의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조사감시 및 연구결과를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또 성분 조사에서 유해 물질이 확인된 만큼, 국회에서 검토 중인 담배의 정의 확대 법안과 담배 성분 제출 의무화 법안,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등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의 의결에 노력하기로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 반장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식약처 성분분석 결과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등 국내 유통 액상형 전자담배에 유해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성분분석 및 인체 유해성 연구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담배 정의 확대·담배 성분제출 의무화 등 담배제품 안전관리를 위한 법률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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