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두“내 역할은 욕받이” 총선기획단은 이런 곳이다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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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청년 황희두의 역할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3일(화)

소종섭: 민주당 총선기획단의 황희두 위원과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총선기획단이라 하면 총선에 대한 전체적인 전략을 짜는 곳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황 위원이 ‘총선기획단은 이런 곳이다,’ 한 번 설명해 주시죠. 

 

“총선기획단, 2020총선의 큰 그림 그리는 곳”

황희두: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총선 앞두고 여러 가지를 세팅해야 되잖아요. 기존까지 해왔던 걸 그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사이 시대가 변한 것도 있을 거고 또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모아서 내년 총선의 전반적인 콘셉트를 기획하는 곳이에요. 최근 민주당에서 청년 패키지를 낸 것처럼. 토론하는 과정들을 거치면서 총선의 전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소종섭: 황 위원의 역할은 뭡니까? 

ⓒ시사끝짱

황희두: 저는 외부에서 들어왔잖아요. 내부 사정도 있겠지만 별개로 제가 더불어민주당을 외부에서 바라보고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하는 역할이다.) 그리고 요즘 유튜브를 통해서 많은 메시지가 오가는데 여기서 제가 바라는 점, 아쉬운 점들을 전달하는 상황입니다. 

소종섭: 아무래도 젊은 층의 감성, 시각으로 얘기할 텐데, 그때마다 느낀 점이 있다면? 

황희두: 저도 어느 정도 바쁘게 돌아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대단하신 분들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토론을 한 번 하게 되면,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상상 이상으로 깊어지거든요. 당연히 모든 사람의 뜻을 반영할 수 없잖아요. 그걸 조율하는 과정에서 윤호중 총장님께서 정리를 잘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외에 다른 의원들 목소리가 하나도 공감 안 가는 게 없더라고요. 그런데 밖에서 봤을 때는 도대체 뭐 하는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런 생각이 들 정도면 밖에서 한 발 떨어져서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혹은 정치 혐오증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어떻게 봤을지.(생각했다.) 최근에 전국 청년위원회나 전국 대학생위원회랑 자주 만나고 있어요. 장난 아니더라고요. 진짜 잠도 못 자고 계속 돌아다니는데 외부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나타나서 체감하는 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한다고 느끼잖아요. 그래서 이런 걸 어떻게 내가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소종섭: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이 고민하는 지점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시사끝짱

황희두: 미래, 혁신, 공정. 이런 키워드도 있지만 결국 청년과 여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회의하면서 느꼈습니다. 단순한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청년으로서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어요. 청년이면 세게 얘기해야 한다지만 그렇지 않아도 다들 공감하고. 흔히 말해서 요즘 꼰대라고 표현하는데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놀랐고 오히려 외부에 있는 친구들한테 내부 얘기를 하는 것에 무게감이 실리더라고요. 그래서 그 관점에서 당연히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눈치를 덜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반대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면 어떨까. 그게 세대가 됐든 젠더가 됐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공감도 이끌어내야 현실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생각합니다. 

 

기획단에서 세대차이 못 느끼나?

소종섭: 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이라 민주당에 우호적으로 얘기한 거 아닙니까? 황 위원 같은 경우는 Z세대에 속하잖아요. 윤호중 총장도 586 쪽이다 보니 다른 분들과 세대차가 있을 것 같은데 회의하다 보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런 게 있을 것 같기도 한데. 

황희두: 청년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유튜브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기존에 세팅이 된, 체계적인 곳에 가면 항상 부딪치는 지점이 있어요. 뭐냐면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만드는 방송이라고 생각하는데 기존의 이런 방송에 익숙해져 계신 분들. 개인이든 집단이든 철저히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세팅돼 있는 거예요. 그 지점을 이해 못 하는 분들이 아직까지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 당을 떠나서 그런 거에 익숙해지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왜 이렇게 유튜브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지, 펭수가 왜 요즘 뜨는 지를 봐야 한다. 그 안에 저는 되게 많은 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트렌드라고 해서 어린애들만 관심 가진다, 이게 아니라 왜 사람들이 열광하고 단기간 100만 구독자를 돌파했는지를 들여다보면 많은 해답이 들어있습니다. 당을 떠나서 모든 기성세대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습니다. 

 

20대 남성 지지율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소종섭: 아까 당에서 청년이라든지 여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얘기하셨는데 그동안 여론조사를 보면 특히 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도가 높지 않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 혹시 기획단에서 20대 남성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이런 논의를 하나요? 

황희두: 각자의 얘기, 그거에 대한 각자의 대안. 많이 거론되는데 여기서 제가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상상 이상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고, 저도 거기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라는 게 개인의 의견을 무조건 다 관철시킬 수는 없다는 게 어떻게 보면 한계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게 현실 정치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안을 모색할까, 항상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소종섭: 586들이 자리를 비켜줘야 된다, 2030 세대가 정치권에 많이 진출해야 된다, 이런 얘기도 하고 하는데 그런 이른바 세대교체론 내지는 청년 세대의 정치 진출,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원래 정치 한번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었습니까? 

황희두: 거의 안 하는 쪽으로 항상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번에도 계속 할 생각이 없다, 얘기했는데. 

소종섭: 어떻게 기획단에 합류하게 됐어요? 

황희두: 게임하는 사람으로서 목소리내고 싶은 부분이랑 청년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 그리고 그런 틀을 깨고 싶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기존엔 공부 열심히 하고 잘한 엘리트들이 정치를 한다, 이런 인식이 있는데 사실상 정치는 일상과 비슷해서 이런 사람도 있는 거고 아닌 사람도 있는 거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라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만약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목소리를 전하고 그다음 저는 다시 유튜브 활동하면 어떨까. 그리고 밖에서 사회 활동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민주당에 대한 오해나 왜곡된 부분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듭니다. 저는 밖에서 젊은 친구들과 얘기할 때 많은 걸 배우거든요. 저는 밖에서 정치라는 게 나쁜 게 아니다. 그들의 입장이 있는 거고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점들을 젊은 친구들한테, 요즘 중고등학교 강의를 다니면서 친해지는 친구들이랑 얘기하면 새로운 시선도 (있는 것을) 많이 느끼고 그러면서 결국 기존 정치권과 새로운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면서 사는 게 가장 행복하고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종섭: 직접 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는 건가요? 

황희두: 네, 그렇습니다. 

소종섭: 그것보다는 정치권 외곽에서 정치의 역할이나 이런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게 현재의 소망? 

 

“밖에서 정치에 대한 편견 깨고 악순환 고리 끊고 싶어”

황희두: 예를 들자면 김어준 총수나 유시민 이사장님처럼 밖에서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현실 정치를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저는 밖에서 정치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사람은 다 정치를 하려고 한다, 이런 생각이 강하게 박혀 있더라고요. 저도 ‘당연히 정치할 거잖아’라는 얘기를 쉽게 듣는데 그러다 보면 정말로 현실 정치를 하셔야 될 분들이 편견에 갇힌 채 정치권에 들어가고 이런 부담감 때문에 못 가시는 분도 계신 것 같다. 이런 순환을 한번 끊어줄 필요도 있겠다. 물론 저 혼자서 끊을 수 없겠지만. 어쨌든 선택지가 생긴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도 많아지고 알려진다면 결국 현실 정치에 뛰어든 사람들이 그 이유가 있겠다 정도라도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소종섭: 정당과 인연을 맺지 않고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었잖아요. 

황희두: 원래 밖에서 유튜브 방송하면서 그런 역할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정치권이 아예 분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어쨌든 누군가 색이 입혀지더라도.

소종섭: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시사끝짱

황희두: 제가 욕받이 역할이라고 사람들도 얘기하더라고요.  마음에 안 들면 편하게 욕하는 건  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생각이 다르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게 현실 정치이다. 그러니까 모든 부분에서 생각이 다 다르잖아요. 그런데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면 남처럼 지내야 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 갔어요.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면 마치 전쟁해야 될 것처럼. 왜 그럴까 생각하면서 저는 어쨌든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편하게 욕하라고. 그러면서 서로 그런 부분에서 생각이 안 맞아서 답답할 수도 있을 때 그 다름을 어느 순간 인정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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