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불모지’ 경북을 뒤집을 수 있을까
  • 대구경북취재본부 심충현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19.12.25 16:00
  • 호수 157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대 총선 TK 유일 여성 당선자 김정재, 재선 도전
김재원에게 도전장 낸 임이자 비례의원도 주목

21대 총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12월17일부터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공식적인 열전에 돌입한 것이다. 국회에서는 아직도 선거법 개정안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각 당에서는 여성·청년·신인들에 대한 가산점 부여 방법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지방선거에서는 가산점으로 인해 경선 결과가 역전되는 경우가 다소 나왔으나,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는 총선의  당내 경선에서는 단순히 가산점만으로 여성·청년·신인들이 경선을 통과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탓에 지역에서는 “형식적인 개혁이 아닌 확실한 현역 물갈이를 할 생각이면, 지역 내 탁월한 여성 및 청년 후보들을 전략공천을 통해서라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성·청년 출마자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경북 지역에서 이런 목소리는 더 크다. 그런 면에서 이번 총선에 여성 정치인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배영애 김천지역위원장과 자유한국당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구), 임이자 비례대표 국회의원(상주·의성·청송·군위), 조지연 중앙당 부대변인(경산), 그리고 정의당 임해진 포항시당 위원장(포항 북구) 등에 대한 지역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항 북구 지역에서 재선 도전을 준비 중인 김정재 국회의원 ⓒ김정재 의원실
포항 북구 지역에서 재선 도전을 준비 중인 김정재 국회의원 ⓒ김정재 의원실

김정재, ‘여성’ 취약한 한국당의 약점 커버

전통적으로 여성 정치인의 ‘험지’로 인식되는 대구·경북(TK) 지역이지만,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포항에서 편견을 이겨내고 첫 여성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김정재 의원의 저력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포항 토박이인 김 의원은 포항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학·석사)와 미국 프랭클린피어스 법과대학원(J.D.)을 졸업했고 ‘공정사회 구현’을 정치 목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초선이지만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8년간 활동하면서 경륜을 쌓은 정치 경력 14년의 정치인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포항시 북구에서 43.39%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김 의원은 지난 3년8개월간의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져놨기 때문에 지역구 수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포항 지진이 촉발지진으로 판명된 이후 20일 만에 대표발의한 ‘포항지진특별법안’이 법안 발의 8개월 만에 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2016년부터 포항 최초로 주민 민원의 날인 ‘소통의 날’을 매달 개최하는 등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민생입법’ ‘민생정책’ 개발에 주력하며 정치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원내 대변인을 맡아 초선 의원으로서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약점도 극복한 편이다. 중앙재해대책위원장이란 당직도 맡았고, 국회 상임위도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위원회·운영위원회·예결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에 소속돼 활발한 의정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원내 대여 투쟁 등에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방송 출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김 의원의 강점은 한국당의 약점이랄 수 있는 여성 정치인 부재에서 남성 위주의 당 문화를 바꿀 여성 정치인으로 높이 평가받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시 남성 위주의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경쟁자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내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려면 당내 모성은 포항지진범대본 공동위원장, 허명환 전 청와대 자치행정관과의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경북 상주 출신인 임이자 의원은 한국노총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정통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노동운동 시절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상임부위원장, 경기지역본부 여성위원장, 중앙여성위원장,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등을 차례로 역임할 정도로 열정적인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를 인정받아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3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상주,의성,청송,군위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임이자 국회의원@임이자의원실
상주,의성,청송,군위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임이자 국회의원@임이자의원실

20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와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의정활동 중 환경노동 분야에서 100여 건의 안건을 대표발의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회에서 2018년도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고, 당내에서도 2017년 국정감사 우수의원, 2018년 국정감사 특별우수의원, 2019년 국정감사 우수의원 등에 연이어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발의로 시사저널이 선정한 대한민국 입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이런 당 안팎의 활발한 활동과 노동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에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고향인 상주·의성·청송·군위 지역구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지역구 3선으로 이번에 당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김재원 의원이라는 막강한 산이 버티고 있다. 임 의원이 과연 김 의원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경북 지역의 최대 관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김천에서 한국당에 도전하는 배영애 민주당 김천지역위원장@민주당경북도당
김천에서 한국당에 도전하는 배영애 민주당 김천지역위원장@민주당경북도당
경산에서 총선출마 준비 중인 조지연 한국당 중앙당 부대변인@조지연
경산에서 총선출마 준비 중인 조지연 한국당 중앙당 부대변인@조지연

민주당 배영애, 한국당 조지연도 ‘주목’ 

‘효도가 새정치’. 배영애 민주당 김천지역위원장이 첫 번째로 내세우는 정치 소신이다. 행복한 노인 복지와 행복한 육아 보육, 장애우를 먼저 생각한다는 게 배 위원장의 주장이다. 경북 김천에서 25년간 지조와 신념으로 민주당을 지켜온 점은 당에서도 높이 평가받는 부분이다.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천시협의회장 및 경북도협의회 상임위원, 10대 경북도의원 등을 역임하며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도 펼친 바 있다. 현재는 민주평통 수석부회장,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등을 맡고 있다.

내년 21대 총선에 민주당은 배 위원장이 사실상 단독후보로 부각되고 있어 출마가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당이 텃밭인 지역에서 그가 경쟁할 상대는 기재부 2차관 출신의 송언석 의원이다. 

한국당의  조지연 중앙당 부대변인은 33세의 당당하고 패기 넘치는 젊은 여성 정치인이다. 경북 경산의 하양에서 태어나 하양초, 하양여중, 하양여고, 영남대학교를 거친 진정한 지역 토박이 여성 정치인이다. 

경산은 구속 수감 중인 최경환 전 국회의원의 지역구로 현재 무주공산이다 보니 한국당 내의 출마 예상자가 1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혼잡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 부대변인은 자신의 정치 신념으로 이념적 갈등을 탈피하고 진정성 있는 미래정치를 지향하고, 경산시를 더 큰 경산, 아름다운 색깔을 가진 경산으로 만들겠다는 차별화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