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공방’ 허경영·최사랑 인터뷰...엇갈린 주장, 누구 말이 맞나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5 14:00
  • 호수 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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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허경영 “수천명 오는 곳, 동거할 수 없는 상황”
최사랑 “같이 사는 걸 목격한 사람 수십명”

[낙태]
허경영 “병원비 없다고 전화 와 나중에 준다고 한 것일 뿐”
최사랑 “보호자 아닌데 낙태 수술비 준다는 게 말이 되나”

[영수증]
허경영 “돈 빼 쓰다가 들통 난 후 여러 차례 써”
최사랑 “세금 처리할 때 필요하다며 쓰라고 해”

[경찰 출동]
허경영 “하늘궁으로 와서 돈 내놔라고 행패 부려”
최사랑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가니까 주변에서 신고”

대통령선거에 두 번 나섰던 허경영 전 민주공화당 총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가혁명배당금당을 창당해 대표를 맡았다. 국민 1인당 월 150만원 배당금 지급을 골자로 한 ‘허경영표 공약’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허황된 약속으로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창당 소식이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등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런데 이후 논란은 정치 외적인 곳으로 옮아갔다. 가수 최사랑씨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허 대표와 동거해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임신 후 낙태까지 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최씨는 5억원대 재산분할과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반면 허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오히려 최씨가 몰래 돈을 빼돌려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 대표도 최씨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은 ‘진실 공방’을 펼치고 있는 허경영·최사랑 두 당사자를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을 크로스 체크했다. 서로 피해자라며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둘 중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을 담고 있을까.

ⓒ 연합뉴스·뉴시스
ⓒ 연합뉴스·뉴시스

■ 동거와 낙태

최사랑씨는 “2015년 12월부터 허 대표와 동거를 시작해 2019년 초까지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경영 대표는 “편의를 봐 달라고 해서 하늘궁에 최씨의 주소지를 옮겨준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하늘궁은 허 대표가 기거하는 저택으로 매주 지지자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최씨는 “같이 사는 걸 목격한 사람이 수십 명이다. 이 사람들이 다 눈 뜬 장님이냐”고 말했다. 아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데 어떻게 감춰질 걸로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반면 허 대표는 “하늘궁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온다. 여자와 동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씨가 자신과 동거도 가능할 것 같아 협박했다는 측근 진술서도 있다고 했다.

낙태와 관련한 주장도 엇갈린다. 최씨는 “허 대표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2016년 2월 낙태했다”고 주장하면서 “전화통화를 했는데 낙태 사실을 왜 모르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허 대표는 “병원비가 없다고 전화가 와서 내가 나중에 준다고 보증을 선 것이지 병원에 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최씨는 “허 대표는 공인인데 보호자가 아닌 이상 여자의 낙태 수술비를 내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 설령 누가 부탁을 했더라도 그렇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허 대표는 “급성염증인데 병원비가 없다고 해서 내가 나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와서 받았지만 어떤 병원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영수증과 각서

허경영 대표는 ‘직원’으로 있던 최씨가 자신 몰래 통장에서 돈을 빼 쓰다가 들통이 나 돈을 쓴 내역이 담긴 영수증과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각서 등을 여러 차례 썼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약속을 계속 지키지 않아 쫓겨났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그 돈을 합치면 14억원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서를 쓸 때 (최씨가) 무릎 꿇고 빌어서 봐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사랑씨는 “직원 개념으로 있었는데 그렇게 찐한 얘기를 하나. 녹음된 걸 들어보라”고 말한 후 “생활비를 현금으로 안 줘서 쓴 돈인데 나중에 세금 처리할 때 필요하다며 영수증을 쓰라고 해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각서의 경우 허 대표가 자신에게 말 안 하고 홈쇼핑에서 몇 가지 물품을 구입했다고 화를 낸 후 쓰라고 해서 썼다는 것이다. 최씨는 “그걸 (가지고) 사람들에게 (내가) 통장에서 돈을 몰래 빼가서 썼다고 과대포장해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허 대표가 제시한 서류 중에는 최씨가 앞으로 욕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도 있었다. 허 대표는 “최씨가 술만 마시면 욕을 했다. 돈을 안 준다고 욕을 퍼붓는 것”이라며 “그래서 각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욕설이 담긴 녹취록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싸우면서 서로 욕도 하고 그러니까 앞으로 욕하지 말자는 취지로 쓴 거다. 본인(허 대표)도 쓰라고 하니까 자기는 이런 걸 쓰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기를 믿으면 쓰고 믿지 않으면 쓰지 말라고 했는데 그때까지는 믿었으니까 쓴 것”이라며 “이렇게 악용될 줄 알았으면 그걸 썼겠느냐”고 되물었다.

 

■ 주민 신고와 경찰 출동

경찰이 주민의 신고를 받고 하늘궁에 출동한 적이 두 번 있었다. 허경영 대표와 최사랑씨 모두 그런 일이 있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경찰이 왜 출동했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말이 달랐다.

허 대표는 “최씨가 (하늘궁으로) 와서 돈을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최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다. 그 사람하고 폭행 이런 게 없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자신이 행패를 부렸다는 주장에 대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며 반박했다. 그는 “밤이 아니라 낮이었고 두 번 다 싸우다가 (내가) 잠옷 바람으로 밖으로 뛰쳐나가니까 주변에서 신고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최씨가 기자회견이나 언론을 통해 ‘동거’나 ‘낙태’ 등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돈을 받아내려는 의도에서라고 봤다. 그는 “처음 만날 때부터 녹음을 했는데 나는 녹음하는 줄 몰랐다”며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씨는 “같이 산 지 2년이 다 돼 갈 때쯤 (허 대표가)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나중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주위에서 권유한 것”이라며 “녹음 날짜가 다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돈이 목적이면 조용히 해결하지 유튜브에 나와 떠들고 그러지 않는다”며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허경영의 거짓말을 밝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허경영 대표가 살고 있는 하늘궁 ⓒ 일요신문 제공
허경영 대표가 살고 있는 하늘궁 ⓒ 일요신문 제공

“같이 살지도 않았는데 무슨 생활비인가”

허경영 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 인터뷰

 

최사랑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이 전혀 아니다. 있을 곳이 없다고 해서 아는 할머니 집에 있도록 해 줬다. 나는 하늘궁이 공사 중일 때 그 집에 두 달인가 있었다. 내가 방 하나를 쓰고 최사랑은 할머니와 방을 같이 썼다. 이후 편의를 봐 달라고 해서 하늘궁에 주소를 옮겨놓은 거다.”

낙태 수술에 보호자로서 동의를 해 줬다는데.

“갑자기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왔다. 최사랑이라는 여자가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급성염증이 있어 수술을 하는데 병원비가 없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주겠다고 보증을 섰다. 그 전화밖에 받은 게 없다. 그런 병원에 가 본 적도 없고 어떤 병원인지도 모른다.”

통장 돈과 관련해 최사랑씨는 생활비로 썼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같이 살지도 않았는데 무슨 생활비인가. 각서를 다 받았다. 통장 돈을 몰래 뽑아갔다. 그래서 각서 쓰고 지장 찍었다. 각서 쓸 때는 고발하지 말아 달라고 무릎 꿇고 빌었다. 그래서 봐줬다. 합의서도 많이 썼는데 헛일이었다. 3년간 각서를 계속 받았는데 어떻게 동거를 하나.”

각서를 강제로 쓰게 한 것 아닌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게 강제로 쓸 수 있는 건가. 최사랑 오빠가 변호사인 걸로 안다. 수시로 통화를 했다. 그런 사람이 각서를 그냥 써주나. 강제로 했으면 (처음) 한 장 썼을 때 신고를 해야지. 몇 년간 몇십 장을 쓰나.”

경찰이 신고를 받고 두 번 출동한 걸로 아는데 폭력을 행사한 적 있나.

“최사랑이 와서 돈 내놔라고 행패를 부린다. 문을 발로 차고 그런다. 폭행 이런 거 없었다. 있었으면 (허 대표가 억울하다) 이런 진술을 해 주겠나. 그쪽(최씨) 사람인데 공증까지 해 준 거다. 최사랑이 그 사람한테 다 실토를 한 거다.”  

 

“언제까지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 할 건가”

가수 최사랑씨 인터뷰

 

허경영 대표는 동거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

“주민들도 증언을 해 줬고 같이 사는 걸 아는 사람이 수십 명이다. 증인들만 수십 명이 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그 사람들이 눈 뜬 장님인가. 어떻게 감춰질 거라 생각하나. 그냥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는 게 낫지 언제까지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 할 건가.”

낙태 부분은 몰랐고 병원비를 대신 내준 것뿐이라고 한다.

“그게 말이 되나. 공인이 여자의 낙태 수술비를 보호자가 아닌데 통화만 하고 내준다는 게 말이 되나.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 설령 부탁을 해도 안 하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누가 선뜻 해 주겠나. 그리고 낙태를 왜 모르나. 전화통화를 다 했는데.”

직원 개념으로 함께 일했고 돈을 몰래 훔쳐간 게 들통나서 여러 차례 각서와 영수증을 썼다고 하는데.

“직원 개념인데 딸 학비를 대주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직원한테 그렇게 찐한 얘기를 하나. 그리고 녹음을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했다는데 녹음 날짜가 나온다. 같이 산 지 2년 다 돼 갈 때쯤 (허 대표가)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하니까 나중에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주위에서 권유를 했다.”

영수증과 각서는 어떻게 된 건가.

“돈이 나갈 때마다 영수증을 쓰라고 하더라. 왜 쓰냐고 하니까 나중에 세금 처리할 때 필요하다고 했다. 정말 순진하게 써줬다. 믿었으니까 그런 거다. 당시 현금으로 생활비를 안 줬다.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한 거다. 그런데 막 화를 내면서 각서를 쓰라고 했다. 앞으로 그러지 말자 그런 개념으로 써준 거다. 그랬더니 그걸 사람들에게 (내가) 통장에서 돈을 몰래 빼가서 썼다고 과대포장해서 얘기하더라.”

경찰이 두 번 출동했다. 행패를 부려서 주민이 신고한 거라는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그게(경찰 출동) 두 번 있었는데 싸우면서 (내가) 잠옷 바람으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래서 앞집에서 신고해 준 거다. 그리고 그때가 낮이다. 밤도 아니고.”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거라는데.

“돈이 목적이면 조용히 해결하지 유튜브에 나와 떠들고 그러지 않는다. 참다 참다 폭발해서 그런 거다. 여자로서는 솔직히 밝히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밝힌 것 아닌가. 그런 걸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하지 않으면 허경영의 거짓말을 파헤칠 수 없으니까. 밝힐 방법이 없어서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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