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 논하기엔 여전히 건재한 한화 김승연·SK 최태원
  • 엄민우 시사저널e 기자 (mw@sisajournal-e.com)
  • 승인 2019.12.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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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 부흥을 이끌었던 재계 거목들이 올 한 해 한꺼번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떴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전 세대 오너들과 함께 그룹 부흥을 이끌었던 조성진 LG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도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인물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갔다. 구광모 LG 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역시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주총을 거쳐 확실하게 대한항공의 오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경연 전면에 나서지 않는 아버지를 대신해 기존 관행들을 급속도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그나마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대표적 두 총수가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시사저널 고성준
최태원 SK그룹 회장 © 시사저널 고성준

세대교체로 최태원 회장 4대그룹 총수 중 ‘큰어른’

김승연 회장은 한때 건강 이상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베트남 공장 완공식에도 참석하는 등 이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의 승진으로 일각에서 후계구도를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세대 교체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한화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한 재계 인사는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왕성한 지금 한화그룹의 세대 교체는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본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세대 교체 이슈와는 거리가 먼 총수다. 한때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고(故) 구본무 LG 회장과 함께할 당시엔 ‘젊은 총수’ 이미지였으나 4대 그룹 중 나머지 3곳이 사실상 세대 교체를 이루며 졸지에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어른이 됐다.

4대 그룹 총수 중에선 나이가 가장 많지만 1960년생인 그는 여전히 한창 일할 때다. 오히려 재계에선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재계 2위 도약을 노리는 지금이 가장 전성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장녀 최윤정씨와 차녀 최민정씨가 있지만 역시나 아직까지 후계구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최윤정씨는 SK바이오팜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 유학길에 올랐고, 최민정씨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SK하이닉스 INTRA 조직에서 대리급으로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는 “SK와 관련해 지금 후계구도를 점치거나 이야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난센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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