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한국당이 성공할 수 없는 3가지 이유
  • 최인철 PD (iniron@sisajournal.com)
  • 승인 2019.12.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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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비례한국당, 뜻대로 될까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최인철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24일(화)


소종섭: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하겠다고 선언했으니까요.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수석부위원장님, 어떻게 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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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당, 보수 진영 유권자 뜻 담을 수 있을 지 의문”

이준석: (비례한국당을 만든다고) 해서 법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결국 보수 진영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적응할 수 있겠는가가 하나의 키가 될 것이다. 

소종섭: 잠깐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비례대표 위성 정당의 형식이 어떤 형식이냐, 라는 부분에 대해서 시청자분들이 잘 모르실 것 같은데, 간단히 형식을 설명해 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준석: 지금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이 지역구 253석에 47석의 비례대표 현 의석 유지인데요. 그중 30개 의석수가 연동형이고 17개가 일반 병립형인데, 병립형은 지금 하는 그대로 하면 됩니다. 30개 연동형 같은 경우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은 가만히 있으면 못 먹습니다. 유권자들이 자유한국당에 정당 투표를 찍은 게 사표가 된다는 원리예요. 그래서 자유한국당과 동일체인 다른 위성 정당을 만들고 그쪽으로 표를 던지게 하면 그 정당은 지역구 당선자를 내지 못할 테니까, 이 정당이 만약 연동형이 보장하는 30% 득표를 가져가게 되면 거기에 50%가 연동형이니까 전체 의석의 15%를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이 비례의석수를 거의 다 가져가죠. 이 연동형 제도라는 것이 사실 도입될 때부터 말이 많았지만 계산식이 뭐냐고 물어보니까 회피했잖아요? 또는 설명을 잘 못 하고 알 필요 없다고 이렇게 얘기했었는데, 계산하면 별의별 수가 다 나오는 겁니다.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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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설명을 했지만, 진보 유권자들은 이런 식의 투표에 어느 정도 적응해 있는 부분도 있어요. 지난 2012년 선거에서도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에게 비례는 통진당 후보에게 찍으라는 노골적인 선거 전략이 나오긴 했었죠. 그 때 통합진보당이 민주당 지지자들 표를 많이 가져갔느냐, 했을 때 10% 남짓 하는 표 정도를 가져갔거든요. 이번에 자유한국당이 지역구에서 본인에게 투표하고 비례를 다른 쪽에 투표하라는 식의 전략이 나온다면. 유권자들은 지역구는 보수 단일 후보라는 개념으로 만들기를 바랄 테고. 비례를 찍을 때는 결국 ‘우리공화당이 좀 더 됐으면 좋겠어. 아니면 자유한국당 계획이 좀 더 됐으면 좋겠어. 아니면 새로운보수당 계획이 됐으면 좋겠어.’ 다양한 요구가 반영될 거거든요. 의도하는 대로 투표해 주진 않을 거다, 이런 생각입니다. 

소종섭: 자유한국당은 지역구 출마자를 내는 겁니다. 현행대로 하면 대개 한 96석 정도 확보하게 돼 있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한 정당을 별도로 만들어서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여기를 찍어주세요’ 이렇게 한다. 그래서 이 비례대표 정당이 한 29석 정도 얻으면, 2개 합치면 125석이 되지 않습니까? 현재의 민주당 의석과 버금가고 이러면 잘하면 내년 총선에서 1당이 될 수 있다, 이게 자유한국당 쪽의 계산이거든요. 그렇게 간다는 부분에 대해서 이준석 수석부위원장이 과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보수 유권자들이 이른바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에 그대로 다 투표할 것인가. 이것은 아직 검증되지 않아서 상당히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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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정당, 검증 안 된 절차…위험성은?

이준석: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재 영입한다고 했을 때 그 (영입된) 사람한테 물어볼 거 아닙니까? 당신 비례대표로 나갈 건데, 이 본진에 나갈 거냐, 아니면 멀티에 나갈 거냐. 그거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도 있었던 시도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안전할지에 대해서 판단이 없는 거죠. 예를 들어 비례 8번을 주겠다. 그러면 본진의 8번 갈래, 멀티 8번 갈래. 왜냐하면 이게 사실 아까 말했듯이 선거 당일 전까지는 아마 제 생각에는 여론 조사 기관이나 이런 데서 비례 전문 정당에 대해서 유의미한 여론조사를 해 주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깜깜이 상태에서 인재 영입된 사람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도 문제가 되고요. 당장 비례한국당으로 보내가지고 유의미한 기호를 얻으려면 몇 명의 의원을 옮겨야 되거든요. 

소종섭: 의원, 지명도 있는 사람들을 그 쪽으로 보내야 되겠죠. 

이준석: 어떻게 할 거냐 했더니 불출마한 의원을 보내겠다고 그랬는데요. 불출마한 의원 중 김세연, 김영우 이 분들이 순순히 해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면 낙천시킨 사람을 보낸다고 하면 낙천시킨 사람들 불공대천의 원수인데 미쳤다고 가겠습니까? 때문에 이게 앞으로 실행되기까지도 넘어야 될 산들이 있을 거다, 생각이 듭니다.

소종섭: 극단적인 경우긴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 만들겠다면 민주당에서도 그러면 우리도 비례민주당 만들자,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비례민주당? 제 발등 찍기, 시도 못 할 것”

이준석: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비례민주당을 자기가 만들어버리면 선거제 개혁이라고 얘기했지만 나아진 건 하나도 없고 오히려 복잡해지기만 하는 거거든요? 저는 그래서 아마 민주당이 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 제도가 그만큼 희화화되고 있다.

소종섭: 법적으로 위법하냐, 문제를 떠나서 국민들이 보기에는 한국 정치가 그렇게까지 가야하는 건가, 여론이 굉장히 높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도 이것이 나중에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끝나고 한국당과 비례 위성 정당이 합당을 하든지 모든 부분에 대해서 같이 가야 될 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준석: 바로 합당 해야죠. 그런데 바로 합당하면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분리할 겁니까? 이게 뭐 붙였다 뗐다 이렇게 하는 것도 아니고. 머리를 굴릴 겁니다. 나중에 또 선거 끝나고 나면, 예를 들어 4월 선거 끝나고 나면 6월에 또 정당 보조금 나오거든요? 그러면 정당 보조금 교섭 단체로 갈라져서 받고 합치자, 이런 얘기 나오고. 그런데 당장 정당 보조금 받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종섭: 자유한국당원이 가칭 비례한국당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때문에 단순 선언으로만 그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다른 움직임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평가를 할지 두고 보겠습니다. 결국은 선거법을 통과시키는 부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가 안 되다 보니까 이런 일종의 편법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고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이런 모습을 좋게 보기는 힘들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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