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후각장애 치료한다고?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8 10: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물치료 효과 없던 환자도 후각장애 개선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것을 후각장애라고 한다. 냄새를 맡지 못하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자신을 비롯해 타인이나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에 장애가 생긴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후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가 아닌 향기로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도양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약물치료 효과가 없는 후각장애 환자 52명(평균 연령 52.57세, 유병 기간 4.88개월)을 26명씩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좋아하는 향으로 다른 그룹은 덜 좋아하는 향으로 12주간 후각 재활 훈련을 실시했다.

외국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4개(장미, 레몬, 정향, 유칼립투스) 향뿐 아니라 한국인에게 비교적 익숙한 4개(오렌지, 계피, 커피, 참기름) 향을 포함했다. 치료는 매일 아침과 저녁 2회 특정 향을 일정 시간 들이마시고 어떤 향인지 알아내는 연습과 후각 훈련 일지를 작성하는 방법이다. 

픽사베이
ⓒ Pixabay

자신이 좋아하는 향으로 후각 재활 훈련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개선 효과가 더 컸다. 특히 후각 재활 훈련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재활 훈련을 빨리 시작한 경우 치료 효과가 더 높았다. 

박도양 교수는 “이러한 개선 효과는 본인이 좋아하는 향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후각신경 뉴런이 더 효과적으로 재생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후각장애 발병 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이용한 맞춤형 재활 훈련을 장기간 실시하면 후각장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후각장애 유병률은 약 5% 내외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을 비롯해 환경오염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 등으로 유병률이 증가 추세다.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후각 재활 훈련은 최근 유럽에서 약물·수술적 치료효과가 좋지 않은 감각신경성 무후각증 환자의 새로운 치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