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임신과 출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5 11:00
  • 호수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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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앞두고 최대한 조용해야, 태어나면 어미 초유 먹여야

야생동물과 달리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이 출산하고 새끼를 길러가는 과정에는 어느 정도 보호자 개입이 필요하다. 개의 평균적인 임신 기간은 60일이다. 임신 초기에 해 줘야 할 것은 영양 관리다. 임신을 하면 태아의 발육을 위해 칼로리 소모량이 증가한다. 임신 중기에는 평소 먹던 칼로리의 2배가 필요하고, 출산 후 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산자수(새끼 수)에 따라 3~4배가 필요하다. 따라서 임신 전에 먹던 성견용 사료가 아닌 칼로리가 높은 자견용 사료를 먹이고 그 양과 횟수도 늘려주는 게 좋다.

출산 전 동물병원을 방문해 배 속에 있는 새끼들의 발육 상태와 산자수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특히 산자수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긴 분만 과정 동안 배 속의 모든 새끼들이 정상적으로 분만되었는지 알 수 없어 대처가 어려워진다. 임신 후 45일령이 되면 방사선검사를 통해 배 속의 새끼들 골격이 확인된다. 이때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산자수를 확인하도록 하자. 출산 2주 전부터는 어미가 조용하고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게 좋다. 그곳에 사면이 막혀 있는 넉넉한 크기의 상자를 놓아주는 것이 출산 장소로 적합하다. 바닥은 두꺼운 수건을 깔아주는 것이 좋다.

분만이 가까워지면 어미는 식욕 저하, 체온 하강 그리고 바닥을 긁는 등의 불안 행동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출산이 임박하면 어미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서 최대한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어미가 방해받지 않고 분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므로 최대한 조용해야 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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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산 징후 보이면 동물병원 찾아야

분만이 시작되면 20~30분에 한 번 정도의 진통과 함께 새끼가 나온다. 태아는 태막에 싸여 나오는데, 어미가 이 태막을 찢고 새끼를 핥고 탯줄을 끊어준다. 어미가 이것을 못 하는 경우 새끼가 질식사할 우려가 있다. 그러면 보호자가 태막을 찢은 뒤 배에서 1~2cm 떨어진 곳을 소독한 실로 묶고 태반 쪽은 소독한 가위로 잘라내야 한다. 이어 부드러운 수건으로 강아지 코와 입 주위를 잘 닦고 호흡을 확인한다. 진통이 올 때마다 격렬한 어미의 움직임에 먼저 태어난 새끼가 깔려 다칠 수도 있으니 출산이 끝날 때까지 안전하게 옮겨준다. 출산이 끝난 후엔 어미 젖 근처에 놓아주면 스스로 젖을 빨기 시작한다.

출산 예정일이 됐는데도 분만 징후가 없거나, 30분 이상 진통이 지속되었음에도 태아가 나오지 않는 경우 난산일 가능성이 높다. 되도록 빨리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실내온도를 높여줘야 한다. 간혹 전기담요를 사용하는 경우 너무 뜨거워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새끼들이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갓 태어난 강아지들은 반드시 어미의 초유를 먹어야 한다. 초유는 면역글로불린 농도가 높아 섭취 시 전염성 질병에 대한 방어력을 갖게 되고, 이렇게 모유를 빨아먹는 과정에서 코로 호흡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는 생후 10일 전까지는 눈과 귀가 열리지 않아 젖을 잘 찾지 못할 수 있다. 이때는 보호자가 젖을 물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 좋다. 어미의 젖마다 모유가 나오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모유가 잘 나오지 않는 젖을 지속적으로 물고 있는 새끼의 발육이 더딜 수 있다. 매일 새끼 강아지들의 몸무게를 체크하며 모유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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