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일촉즉발’…호르무즈 파병 압박에 고심하는 정부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8 16: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이란 터지기 ‘일보직전’…靑 “상황 예의주시”

이란이 8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충돌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청와대는 관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이란이 미국과의 전면전을 불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청와대 전경 ⓒ 청와대 제공
청와대 전경 ⓒ 청와대 제공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교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청와대는 현재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6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역내 중동 현지의 안보상황과 원유수급과 관련해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현재 한국 국민은 이라크에 1500여 명, 이란에 300명 정도가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란의 이번 미사일 공격 사건에서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 2곳에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지난 3일 미군의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것과 관련, 이란의 첫 군사 보복이었다. 작전 이름은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했다.

이 공격으로 이라크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CNN이 보도했으며, 미군 측 사상자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미군이 요구해온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두고 고심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인 미국의 안보 공조를 외면할 수 없지만, 파병한다면 이란과의 관계악화가 불 보듯 뻔해 원유 수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30%,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가 지나는 곳이다.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군대사는 전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의 파병을 공개 요청했다. 이후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역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게다가 미국과의 전면전을 불사하는 미국에 가담하는 우방국에까지 미사일을 쏠 수 있다며 경고하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국의 우방이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