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면전 피했다…트럼프, 군사행동 대신 제재 카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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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국민 담화서 “군사력 사용 원치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과 관련해 군사적 대응 대신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 무력대응을 피함에 따라, 전면전을 불사하던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감이 한층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참모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참모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께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어젯밤 이란 정권의 미사일 공격에서 어떠한 미국인도 다치지 않았다”며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관련된 모든 당사국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충돌 배경이 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와 관련해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미국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며 “그가 최근 미국 표적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그를 막았다”고 살해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군사 대응 방침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은 이란 정권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즉시 부과할 것”이라며 “이 제재는 이란의 행동이 바뀔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그는 이란의 테러행위들을 나열하며 “이란의 적대행위는 2013년 서명된 어리석은 핵 합의 이래 상당히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젯밤 미사일도 지난 행정부 시절 이란에 지급한 자금으로 지불된 것”이라며 전임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 핵합의는 곧 만료되며 이란에게 핵개발 기회를 분명하고 빠른 경로로 제공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은 핵 야욕을 버리고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을 종식해야 한다”며 “세계를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장소로 만들 이란과의 합의 체결을 위해 모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번창하고 번영할 수 있는, 아직 손대지 않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며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밀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며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함께 언급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최고의 억지력”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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