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출신 연거푸 사법연수원 수석 화제…정세영씨, 사시·연수원 수석 ‘2관왕’
  • 호남취재본부 이경재 기자 (sisa614@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3 11: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해남 태생, 광주과학고 출신 정세영씨
수석 비결 “뚜렷한 목표와 배움 욕심 덕분”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에서 전남출신이 연거푸 ‘수석’을 차지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 해남 문내면 출신 정세영(25)씨. 

정씨는 사법연수원(원장 김문석)이 1월13일 개최한 제49기 수료식에서 1등상인 대법원장상을 받았다. 한 명이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2수석’을 차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역대 법조인 중에는 권오곤(65·사시 19회) 구 유고전범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과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서동우(55·사시 26회) 대표변호사 등 단 2명뿐이다.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수석' 정세영씨 ⓒ정세영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수석' 정세영씨 ⓒ정세영

광주·전남 최초…전국에서 단 3명 배출

광주·전남에서 ‘수석 2관왕’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법시험 수석합격은 보성출신 박주선(사시 16회) 국회의원이 유일했다. 그나마 지난해 사법시험이 폐지됨에 따라 당분간 ‘2수석’ 배출이 힘든 상황이다.

해남에서 태어난 정씨는 학창시절 대부분을 부모님을 따라 이사 간 광주에서 보냈다. 언론인인 그의 부친은 현재 시사저널 호남취재본부를 이끌고 있는 정성환 본부장이다. 계림초교와 조선대부속중, 광주과학고를 졸업한 정씨는 대전 카이스트에 진학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대학 3학년 때인 지난 2016년, 제58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당시 나이 22세로 불과 한달 차이로 최연소 합격을 놓치기도 했다. 

공부 비결에 대해 정씨는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는 대신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공부 자체를 즐기는 편이었다고 술회했다. 사법연수원에서 수석을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그런 배움에 대한 욕심과 뚜렷한 목표의식 덕분이라고 했다. 

 

공부 비결은?…“목차위주 되새김 공부법 효과 컸다”

세부적으로는 목차 위주의 되새김식 공부법을 소개했다. 그의 말이다. 

“책을 볼 때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심지어는 내가 무슨 내용을 보는지도 모르고 책장을 넘기고 있더라. 그래서 목차 위주로 어느 대단원에 어느 소단원 무슨 부분을 보고 있는지, 목차 순서가 왜 이렇게 되는지 정리해보고 고민해봤다. 양이 워낙 방대해서 공부하다 보면 길을 잃기 쉬우니까 목차로 틀을 잡아놔야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한 시간 정도 공부한 다음에 눈감고 소목차에 살 붙인 핵심내용을 되새김질하는 식의 공부법에서 큰 효과를 봤던 것 같다.” 

오는 20일 군법무관으로 입대 예정인 그는 판사나 검사, 변호사 중 어떤 길을 갈지 정하지 못했지만 어느 자리에 있든 법률가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씨는 “수석은 명예와 특권의 자리가 아니라 봉사와 헌신의 자리”라며 “더욱 낮은 자세로 사회정의 등 공공의 이익 실현은 물론 개인의 인권 보호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18년 3월2일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49기 사법연수생 임명식에서 연수생들이 성낙송 원장의 식사를 경청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마지막 사법연수생들이 됐다.
2018년 3월2일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49기 사법연수생 임명식에서 연수생들이 성낙송 원장의 식사를 경청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마지막 사법연수생들이 됐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