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앤장 뛰쳐나와 환경운동 뛰어든 이소영 변호사 영입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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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8호 인재로 '환경 인사' 영입…한국당은 4호 인재 발표 조율 중

더불어민주당의 여덟 번째 인재영입 키워드는 ‘환경’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이해찬 대표)는 14일 21대 총선 여덟 번째로 기후·환경·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이소영 변호사(34)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당의 첫 번째 환경 분야 전문가 영입 케이스다.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인재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김앤장 박차고 나온 '환경 전문가', 결국 민주당 품으로

이소영 변호사는 이날 입당식에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환경단체에 가입할 만큼 제 꿈은 오랫동안 환경 전문가가 되는 것이었다”며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힘들게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고, 사법고시에 도전해 법조인이 됐다. 사법연수원을 마칠 때에는 세상을 바꾸는 도구로 법을 활용하고 싶어서 판검사가 아닌 변호사를 선택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환경법 전문가다. 2012년 사법연수원(41기)을 수료한 뒤, 판사 임용을 마다하고 환경과 에너지정책 전문 변호사로 일해 왔다. 2016년 로펌 김앤장을 퇴사 한 뒤 기후변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을 설립해 환경법 전문변호사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그는 “첫 직장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도 당시 이곳이 유일하게 규모 있는 환경팀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5년 동안 환경 관련 분야 일을 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 대부분이 만류했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5년 만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속한 공동체를 보다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일에 뛰어들고 싶었다”며 “로펌을 나온 후 기후변화를 막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단체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이소영 환경 전문 변호사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이소영 환경 전문 변호사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동안 이 변호사가 발표한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배출원 감축 연구와 제안은 정부정책과 국회 입법과정에도 많이 반영돼 왔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배출원으로 지목받고 있는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기금 투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일명 ‘석탄금융(Coal Finance)’ 프로젝트를 진행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석탄금융’ 프로젝트는 2018년 10월 공무원연금공단과 사립학교 교직원연금공단 등 국내 공적기금들이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하게 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 변호사는 “정책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법으로 만들지 못하면 물거품이 되고 마는 현실을 여러 차례 경험해야만 했다. 우리 모두의 건강한 삶,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의 푸른 환경을 지키는 일에 우리 정치가 너무 무관심하고 소홀한 지금의 현실이 두렵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환경·에너지 분야 전문가로서, 또 환경법과 에너지법을 가장 잘 아는 법률가로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정책을 직접 만들고 추진하고 싶다”며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원천인 화석연료 사용을 규제하고 줄여갈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경제사회구조를 만드는 일에 제 열정을 바쳐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호주에서는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강력한 산불로 남한 면적에 가까운 국토가 불타고 있다. 겨울왕국 노르웨이는 영상 20도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마스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일상의 필수품이 됐다. 이 모든 위기가 우리 지금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불편한 진실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법과 제도를 통해 막는 일에 제 모든 걸 걸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가는 민주당…한국당 4호 인재 주목

이로써 민주당은 영입인재의 여덟 번째 퍼즐을 맞췄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호 영입인재'인 최혜영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 센터장(40)이자 강동대 교수를 시작으로 매주 2~3번씩 영입인재를 공개해 왔다. 최 교수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고 발레리나의 꿈을 접었지만, 장애인 인식개선에 앞장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2호 인재는 민주당의 취약점으로 꼽혀 온 '이남자(20대 남자)'이자, 14년 전 MBC 프로그램 '느낌표 눈을 떠요'에서 시각장애인 모친과 함께 방송에 출연해 국민적 관심을 받은 원종건씨(27)였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3호 김병주 전 육군대장(58), 4호 고검장 출신인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62) , 5호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31)를 영입해 이목을 끌었다. 경제 분야 전문가 영입에도 성공했다. 6호 인재는 홍정민 ㈜로스토리 대표(41)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법률서비스에 접목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7호 인재는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55)였다.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인재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당은 14일까지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의 지성호 대표(37)와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씨(28), 극지탐험가 남영호씨(43) 등 3명을 총선 대비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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