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 나는 바른미래당 계파 갈등···이번엔 ‘당권파-안철수계’ 충돌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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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 해임 놓고 계파 충돌로 의총 열릴 지도 불투명
당권파-유승민계 갈등 이어 2라운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바른미래당이 또다시 내홍에 휩싸일 조짐이다. 문제의 발단은 오신환 의원의 탈당으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버티기’를 선언하면서부터다. 이 권한대행은 당내에서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이 권한대행은 1월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의원이 귀국해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원내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계속 이어갈까 한다”며 “만일 안 전 대표가 오지 않았는데도 원내대표 선거를 하자는 목소리가 있다면 그것은 당을 또 다른 분란으로 몰고 가는 해당행위”라고 말했다.

현행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선출하며 임기가 1년으로 만 돼 있다. 원내대표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원내수석부대표, 부대표 중 연장자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다. 현재 이 권한대행은 오신환 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었다. 

 

지난해 말 오신환 원내대표 해임 놓고도 당내 갈등

오신환 전 원내대표가 새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긴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당헌당규는 새 원내대표를 궐위 후 7일 이내에 뽑도록 돼 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오 전 원내대표의 탈당 이후 새 원내대표를 뽑으려 했지만, 안철수계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한을 연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섭 권한대행이 버티기에 나서자 크게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한 당직자는 “정식으로 선임된 것도 아니고, 권한대행에 불과한데, 자기가 하겠다고 저러니 소속 의원들이 어이가 없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권한대행을 강제로 끌어내릴 수도 없다. 현행 당헌당규에는 원내대표 해임과 관련해 특별한 규정이 없다. 원내대표를 뽑기 위해선 의원 총회을 열어야 한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지난해 말 윤리위를 열고 당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인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을 결정하며 해임을 시도한 바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당시 당권파에 의해 권한대행에 선임된 이동섭 의원이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아서 의원들을 대표하는 거다. 이걸 최고위에서 제적하고, 해임하는 의결을 하는 건 논리도 맞지 않고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1월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이태규·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혁신 의지를 담은 영상 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 ⓒ시사저널
1월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이태규·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혁신 의지를 담은 영상 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 ⓒ시사저널

당권파가 원내대표를 뽑으려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문제는 현재 바른미래당 내부 사정 상 의총이 열린다 해도 정족수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중 박주현‧장정숙‧이상돈 의원은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여서 의총에 나갈 수가 없다. 이중 박주현 의원은 민주평화당, 장정숙 의원은 대안신당과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다.

 

당권파-안철수계 모두 과반 확보 장담 못해

결국 과반을 넘기기 위해선 의총에 9명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호남계까지 포함한 당권파는 김관영‧김동철‧김성식‧박주선‧이찬열‧임재훈‧주승용‧최도자‧채이배 의원 등 9명이다. 원내대표 교체에 전원이 뜻을 같이한다면 산술적으론 가능하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탈표가 나올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등 안철수계가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권파가 강제적으로 원내대표 교체에 나설 경우 당이 또다시 분란에 휩싸일 수 있다. 

남은 사람은 권은희‧박선숙‧김중로 의원인데 이중 권은희‧김중로 의원은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다. 박선숙 의원은 3년 전부터 아예 당 공식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한 바른미래당 소속의원실 관계자는 “안철수계가 이동섭 의원을 정식 원내대표로 뽑으려 의총을 열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동섭 권한대행의 버티기 이유를 안철수 전 의원과 연결지어 생각한다. 당의 핵심 자리를 차지해 설 연휴 전 귀국할 안 전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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