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센터 떠나려는 이국종 “더 이상은 힘들어”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1.21 10: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달 초 외상센터장 사임 표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내달 초 센터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16년 6월 외상센터 출범과 함께 센터장직을 맡은 이 교수는 3년 7개월여 만에 센터장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 시사저널 최준필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 시사저널 최준필

이 교수는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는 2월3일 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센터장에서 물러난 뒤 평교수로 재직하면서 외상센터의 어떠한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 간호사들이 (과로로) 유산을 하는가 하면 닥터헬기에 탄 의료진의 손가락이 부러지고 쓰러지는 등 의료진이 힘들게 일할 때 ‘조금만 더 참자’며 달랬는데 이제는 제가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아주대병원 측과 갈등을 빚어 왔다. 이 교수는 줄곧 아주대병원이 외상센터를 방만하게 운영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의료진과 간호가 충원 문제부터 병실 제공 문제까지 병원의 협조를 전혀 받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세금 300억원 넘게 들여 지은 외상센터에 연간 운영비로 60억원을 보조하고 있는 아주대병원이 지원을 해주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병실 문제에도 비협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과 2017년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을 살려내면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으로 취임하면서 외상센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 교수가 3년7개월여 맡은 외상센터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외상센터의 운영뿐만 아니라 위상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이 교수 후임 센터장으로는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과장 겸 부교수인 정경원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 교수가 이 교수의 수제자로 꼽히는 만큼, 아주대병원 측이 정 교수 외에 다른 센터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측은 이 교수의 센터장 사임에 대해 “현재 각종 언론보도에 대해 병원 측의 공식입장은 없다”며 “이 교수의 입장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