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의 윤곽, 安 메시지로 분석해보니…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1.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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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귀국 후 열흘 동안 살펴본 대표 메시지는 ‘반문진보 중도정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월29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시사저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월29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시사저널

또다시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정치 스펙트럼 속에서 어느 위치에 서서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느냐가 정치권의 관심이다. 그의 메시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행보를 재개한 지 열흘 만에 자신이 세운 바른미래당을 떠났다. 안 전 의원은 1월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며 “손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이틀 전인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새 지도부 선출 △재신임 투표 등을 요구했다. 이튿날 손 대표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이후 안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귀국 후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살펴보면, 정치적 메시지는 뚜렷해 보인다. 귀국 후 안 전 대표는 반문(反文) 성향의 진보인사들을 연달아 만나면서 외연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설 연휴 전인 1월21일 서울 모처에서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난 것이나 30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만난 것에서 이러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여권과 갈라선 후부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달 중 함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에서 활동한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멘토’로 불리는 한 교수 역시 진보성향의 사회학자로 최근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반대로 보수 또는 중도우파세력과의 연대는 아직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한상진 교수와의 면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혁신통합추진위와 황교안 대표도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참여하실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전 대표는 “관심 없다”고 거듭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1월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있다. @시사저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1월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있다. @시사저널

두 번째로 안 전 대표가 지향하는 바는 중도정치 부활이다. 1월30일 안 대표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랑스 대사관을 예방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가 중도정치를 표방해 정권을 거머쥔 마크롱식 정치를 배우기 위함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방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전 대표는 “전임 페논 대사의 추천에 대한 감사인사차 방문했다”면서도 “독일에 거처를 마련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마크롱의 실용적 중도정치가 무엇인지, 또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프랑스의 인구정책이 어떻게 해서 성공을 거두었는지, 또한 에꼴42라는 혁신적인 교육개혁에 관한 실제 사례들도 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전인 1월22일 중도성향의 경제단체인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찾아 정책 실무자와 대담을 나눈 것도 중도 정치지형에서 나름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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