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방축택지지구 지역주택조합 비리 의혹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1.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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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지 전체 소유권 미확보…대출금 이자 30억원‧추가분담금 100억원 발생
조합원들, 임시총회소집허가 소송서 승소…“전형적인 지역주택조합 사기 수법”

인천 계양방축택지지구의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이 조합집행부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대출금 이자는 30억원 넘게 불어났고, 추가분담금은 무려 100억원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조합집행부를 해임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한 임시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조합원들은 새로운 조합집행부를 구성하고, 회계감사를 진행해 기존 조합집행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계양방축택지지구에 들어설 공동주택 조감도. ⓒ조합 제공
계양방축택지지구에 들어설 예정인 공동주택 조감도. ⓒ조합 제공

400억원 대출받고 첫 삽도 못 떠 

31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계양방축택지지구 지역주택조합(조합)은 2017년 10월에 설립됐다. 인천시 계양구 방축도시개발사업구역 7블록 일대에 497세대가 들어서는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구성됐다. 조합원은 497명이다. 조합은 이들로부터 1인당 약 4500만원씩 총 223억원 상당을 거둬들였다. 

조합은 2018년 5월에 열린 임시총회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부지를 매입비용 명목으로 300억원의 브릿지 대출을 받기로 의결했다. 이듬해 4월에 열린 임시총회에서는 브릿지 대출금을 갚고, 공사비 부족분 1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총 400억원을 대출받기로 결정했다. 공사비 부족분은 1가구당 2000만원씩 추가 분담하기로 했다. 또 발코니 확장비 명목으로 11억원도 새로 분담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착공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당초 2021년 2월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조합은 사업부지 전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사업부지에 들어선 건물 등 시설물 소유자와 소유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착공이 지연되면서 대출금 이자는 현재 30억원 상당에 달한다.

▲ 전주 평화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시사저널 임준선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시사저널 DB

법원, 조합집행부 해임 안 임시총회 소집허가

이에 조합원들은 조합집행부가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안심보장증서로 조합원들을 속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시공사와 체결된 공사도급계약서에도 없는 발코니 확장비를 거둬들였다는 게 조합원들의 설명이다. 특히 조합원들은 발코니 확장비도 조합집행부가 필요사업비 명목으로 이미 모두 소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들은 2019년 11월16일 조합집행부를 상대로 임시총회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조합원들은 2월1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조합집행부 전원 해임 △조합집행부 신규 선출 △조합집행부 지출·수입 확인을 위한 회계감사 업체 선정 등 5가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합원 A씨는 “조합집행부가 불필요한 계약과 이중계약, 금액 부풀리기 등으로 조합원들의 등을 쳤다”며 “전형적인 지역주택조합 사기행위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감사 업체 선정 이후에 지출과 수입에 대한 내용을 철저히 검증하고, 비리 혐의가 포착되면 조합집행부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조합장 “임시총회 통해 적법하게 진행한 것”

조합집행부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조합장 B씨는 “임시총회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아 적법한 절차대로 금융기관에서 대출금을 받았다”며 “사업부지에 대한 소유권 분쟁이 진행되면서 착공시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대당 2000만원의 추가분담금은 공사비와 금리인상 등 업계의 사정을 고려하면 불가피했고, 소유권 분쟁이 항소로 이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돼 대출금 이자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발코니 확장비 11억원도 조합 운영 방침에 따라 적법하게 사용했다”며 “조합집행부가 새롭게 구성돼 기존 조합집행부에 대한 회계감사가 진행되더라도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사기나 횡령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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