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산학협력단, 회계관리 ‘구멍’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2.04 18: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계담당 직원 8억원대 횡령 혐의 포착…내·외부 회계감사 부실 의혹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산하 별도법인 산학협력단 소속 직원이 약 8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내부감사에 적발됐다. 산학협력단은 해당 직원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산학협력단은 해당 직원이 2014년부터 5년간 수백차례에 걸쳐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해마다 실시하는 외부 회계감사에서 한 차례도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산학협력단의 회계 관리와 운영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본관 전경. ⓒ대학 제공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본관 전경. ⓒ대학 제공

수백차례 횡령 의혹 내부감사서 포착

4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 12월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는 대학 산하 별도법인인 산학협력단에서 회계를 담당하다가 돌연 휴직을 신청한 A씨가 사업비를 횡령한 의혹을 포착했다.

인천캠퍼스는 A씨가 2018년도 사업비 중 약 9000만원을 수차례에 걸쳐 횡령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어 정밀감사에 돌입하면서 A씨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7억9000만원을 횡령한 정황을 파악했다. 인천캠퍼스는 이 같은 사실을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감사실에 알리고 감사를 요청했다.

산학협력단은 인천캠퍼스의 내부감사 결과에 대한 법률자문 등을 토대로 올해 1월8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뒤, A씨를 한 차례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산학협력단 측에 횡령한 것으로 의심 받는 금액 중 일부를 변제하겠는 조건으로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회계감사법인, 5년간 파악 못 해

산학협력단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40억원 상당의 예산을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지원 받아 산학협력연구비와 인건비 등에 사용했다. 산학협력단은 이 예산에 대해 해마다 외부 회계감사법인을 통해 회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외부 회계감사법인에서 A씨의 횡령에 대한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동안 한국폴리텍대학이 진행한 자체 감사에서도 A씨의 횡령 의혹은 단 한 차례도 드러나지 않았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는 구성원이 30여명에 불과한 산학협력단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거액의 공금이 사라졌는데도, 외부 회계감사나 내부감사에서 단 한 차례도 적발되지 않았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관계자는 “횡령이 의심되는 기간에 외부 회계감사나 내부감사가 어떻게 진행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다만 A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법적 대응절차도 진행 중이어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