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보터’ 선거구 인천 부평갑, 이번도 전국 최대 격전지 예고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주재홍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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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대 총선서 진보·보수 번갈아 당선…정치 상황‧이슈에 표심 출렁
민주당, 이성만·홍미영 치열한 예선전…범 보수세력 경선 가능성 대두

인천 ‘부평갑 선거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단 26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 난 초박빙 선거구다. 당시 범진보세력에서 2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범보수세력에서 2명의 후보가 출마해 4자대결로 치러진 선거에서 보수세력이 ‘진땀 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 17~20대 총선에서 이 지역은 진보와 보수가 번갈아 가며 각각 ‘금배지’를 차지했다. 17대 총선(2004년)에선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후보가 선출됐고, 18대 총선(2008년)에서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후보가 뽑혔다. 19대 총선(2012년)에선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이 설욕했고,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이 다시 재설욕했다. 

이 때문에 부평갑 선거구는 정치적 상황과 이슈에 따라 표심이 쏠리는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선거구로 꼽힌다. 진보세력이나 보수세력이나 사력을 다 해야 하는 ‘안개 속 판세’가 예상된다.

왼쪽부터 이성만 부평갑 지역위원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선관위 제공
왼쪽부터 이성만 부평갑 지역위원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선관위 제공

이성만·홍미영 예비후보, 본선행 티켓 경쟁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본선 행 공천 티켓을 놓고 일찌감치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이성만 전 글로벌시티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27일,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은 지난해 12월30일에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성만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이 재도전이다. 20대 총선에서 26.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는 그동안 부평갑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착실하게 민심을 다져왔다. 이번 총선에서는 ‘다시 번영하는 부평, 새로운 부평의 시작’을 슬로건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GTX-B노선 조기 착공 △부평역 지하상가 연결 △부평역 주변 상업용지 개발 △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성만 예비후보는 제6대 인천시의원과 민주당 정책부위원회 부의장, 인천시당 정책위원장을 역임했다.

홍미영 예비후보는 민선 5‧6기 부평구청장을 지냈다.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구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을 넘지 못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홍미영 예비후보는 구청장 재임시절의 구정 철학이었던 ‘사람 중심 부평, 지속가능발전 부평’을 상향시키겠다는 포부다. 주요 공약은 △굴포천 생태하천, △한류 음악도시, △미군부대 공원화, △경인전철 1호선 지하화 등이다. 제1대 북구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제2‧3대 인천시의원, 제17대 국회의원(비례)을 지냈다.

왼쪽부터 정유섭 국회의원,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 문병호 전 국회의원. ⓒ선관위 제공
왼쪽부터 정유섭 국회의원,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 문병호 전 국회의원. ⓒ선관위 제공

유제홍 전 시의원, 정유섭 의원에 도전장…문병호 출마 변수

자유한국당에서는 총선 본선 진출권을 놓고 ‘관록’의 현직 국회의원에게 ‘패기’의 전 인천시의원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현역 정유섭 의원이 국회에서 굵직한 이슈에 매달려 있는 동안, 유제홍 전 시의원은 지난해 12월17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일찌감치 총선 예선전에 돌입했다. 

정유섭 의원도 2월4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재선’을 향한 첫 발걸음을 떼었다. 그는 제20대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를 26표차로 따돌리고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선거구 안팎으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정유섭 의원은 최근 의정보고회에서 △부평미군부대 반환 △GTX-B노선 착공 확정 △십정2구역 개발 △옛 부평종합학교 부지 개발 등을 치적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GM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중소기업위원장을 맡아 체급을 불려왔다.

유제홍 예비후보는 ‘혁신’을 앞세워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시의원 재임시절에 인천이음카드를 발행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부평대로에 횡단보도 12개를 설치했다. 인천시의 부채 감축에도 적잖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제홍 예비후보의 주요 공약은 △소규모 스마트도시 종합개발 △청년문화지구 선정 △청년반값 오피스텔 1만호 건설 △시간은행제 도입 △사회적 금융센터 설립 등이다. 그는 2007년에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어 인천시당 청년위원장과 제7대 인천시의원을 역임했다.

문병호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부평갑 선거구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평갑 선거구에서 17대와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었다. 문병호 전 의원은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중도·보수 통합 신당 창당을 선언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에 합류했다. 이는 본격적으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몸 풀기’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한국당과 통추위의 ‘통합설’이 나돌고 있어 문병호 전 의원과 한국당 예비후보 간의 경선 가능성도 열려있다. 문 전 의원은 사시28회 출신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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