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연간 간이식 수술 500례 신기록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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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생존율도 높아…다양한 이식 수술법 개발이 배경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최초로 '연간 간이식 수술 500례' 기록을 세웠다. 간이식 후 생존율도 다양한 수술법 개발로 '의료 선진국' 미국을 뛰어넘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 한 해 간이식 수술이 505례로 집계돼,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 500례의 간이식 수술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국내에서 시행된 전체 간이식은 총 1577례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이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말기 간 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자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간이식 수술은 1992년 뇌사자 간이식 수술로 시작됐다. 생체간이식 수술은 1994년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500번째 수술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500번째 수술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의 지난해 505건의 간이식 수술 중 생체간이식 수술은 421건으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 수술이다. 생체간이식 수술은 뇌사자 간이식 수술에 비해 수술이 복잡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다. 그럼에도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은 98%(1년), 89%(3년), 88%(10년)다. 미국의 간이식 생존율은 91%(1년), 84%(3년), 76%(5년)이다.

이 병원은 2000년 이후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과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  등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해 말기 간 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다. 2대 1 수술법은 기증자 2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법이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한 해 5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말기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절체절명의 중증 환자들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하면서 기증자와 수혜자의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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