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최초로 '연간 간이식 수술 500례' 기록을 세웠다. 간이식 후 생존율도 다양한 수술법 개발로 '의료 선진국' 미국을 뛰어넘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 한 해 간이식 수술이 505례로 집계돼,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 500례의 간이식 수술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국내에서 시행된 전체 간이식은 총 1577례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이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말기 간 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자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간이식 수술은 1992년 뇌사자 간이식 수술로 시작됐다. 생체간이식 수술은 1994년 처음으로 시행됐다.
서울아산병원의 지난해 505건의 간이식 수술 중 생체간이식 수술은 421건으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 수술이다. 생체간이식 수술은 뇌사자 간이식 수술에 비해 수술이 복잡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다. 그럼에도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은 98%(1년), 89%(3년), 88%(10년)다. 미국의 간이식 생존율은 91%(1년), 84%(3년), 76%(5년)이다.
이 병원은 2000년 이후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과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 등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해 말기 간 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다. 2대 1 수술법은 기증자 2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법이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한 해 5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말기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절체절명의 중증 환자들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하면서 기증자와 수혜자의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