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산 제조업 '흔들'…기업 손실 불가피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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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공회의소 모니터링 결과 제조업체 50% 이상 직접 피해

세계 최대 ‘생산 공장’인 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부산지역 제조업체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중국 정부가 사실상 공항 항공 운항 잠정 금지 등 우한 봉쇄령을 내리면서다. 여기에 춘제(春節·설) 연휴 동안 중국 거래선의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면서 부산지역 제조업체의 충격은 한층 더 커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중국산 부품을 쓰거나 중국 원부자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셧다운' 앞둔 현대차 공장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셧다운' 을 앞둔 현대차 공장 ©연합뉴스

2월10일 부산상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부산지역 제조업체의 23.1%가 피해를 입었다. 직접적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기업도 30.8%에 달했다. 부산상의가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 대중국 수출 기업 등 70여 개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모니터링 한 결과 절반 이상의 기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수입 차질 피해가 50%로 가장 컸다. 수출 지연도 35%에 달했다. 현지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납기 지연(10%), 중국 수요 감소(2.5%), 중국 출장 애로(2.5%) 등 피해 마저 생겨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 제조업체들은 완성차 생산 중단으로 납품 중단 등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은 당분간 생산 재개를 대비해 정상가동하거나 휴무를 통해 생산을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부산지역 자동차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도료·고무·플라스틱 등 화학관련 업체들은 원부자재 수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확보한 재고가 소진될 경우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기업도 생겨날 전망이다. 안료를 생산하는 A사는 이미 춘제 연휴 연장으로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겼고, 상해 현지공장을 통해 부자재를 조달하고 있는 B사도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2월9일 이후 영업을 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고 있다.

조선기자재업을 포함한 기계부품 업체들은 중국 바이어선의 휴무로 수출 지연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다.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C사는 중국 내 물류 지연으로 납기를 미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때문에 C사는 별도의 창고 보관료를 부담하고 있다. 또 중국 내 조선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중국 수출이 중단된 기업 등이 속출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중국에 현지법인이나 공장을 보유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춘절 연휴 연장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2월10일 이후에도 현지 공장의 정상 가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내 항만 등 믈류 시설에도 지연된 물량이 몰리면 통관 등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 부산상의 관계자는 “춘제 연휴 이후 중국 내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부산 지역 기업들의 추가적인 동향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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