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자가당착’ 빠지나…삼호와 구월 공공주택건설사업 추진
  • 인천취재본부 주재홍 기자 (jujae84@gmail.com)
  • 승인 2020.02.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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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서약서 향응제공 금지 조항 “관행일 뿐 법적효력 없다”

인천도시공사가 ‘향응제공 금지’ 조항을 위반한 ㈜삼호와 구월 공공주택건설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천도시공사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청렴서약서에 향응제공 금지 조항을 넣어 놓고, 이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처사여서 ‘자가당착’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도시공사 전경. ⓒ인천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전경. ⓒ인천도시공사

11일 시사저널의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 9월에 ‘구월지구 A3BL 장기공공임대 및 소규모 공공임대주택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의 민간사업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인천도시공사는 공모지침서에 반드시 청렴서약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삼호는 부패 없는 깨끗한 사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담합 등 불공정한 행위와 공모 사업 담당직원 및 평가위원 등에게 직·간접적으로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하지만 ㈜삼호가 인천도시공사의 민간사업자 공모를 평가한 직원들에게 57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도시공사는 공모사업지침서 제32조(사업협약의 해지)를 근거로 ㈜삼호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할 수 있게 됐다.

인천도시공사는 법률자문을 통해 ㈜삼호가 제공한 향응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을 위반했는지, 구월 공공주택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했다.

이에 인천도시공사 직원 2명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천도시공사의 재량권을 행사해 ㈜삼호의 구월 공공주택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삼호가 제출한 청렴서약서가 미치는 효력은 강조·권고사항이지 강행 규정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청렴서약서에 대한 강행규정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에 명시돼 있다.

지방계약법상 공사·기관 등이 출자한 건설사업의 경우, 청렴서약서를 위반하면 계약이 즉시 해지된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직무관련자들이 향응을 받은 것은 맞지만, 금액이 많지 않은데다 인지도 못한 상태였다”며 “청렴서약서는 관례대로 작성한 것이어서 ㈜삼호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할 경우 재량권 일탈·남용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청렴서약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천도시공사가 내부적으로 규정한 사안”이라며 “자신들의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한다면 ‘자기부정’에 빠지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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