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사수’ 최재경, ‘울산 선거 개입’ 황운하 돕는 이유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4 11:40
  • 호수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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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칼잡이’ 최재경 전 중수부장, 警 ‘저격수’ 황운하 전 울산청장 법적 지원 중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경찰인재개발원장)이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이었던 최재경 변호사에게 법적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으로 검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현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낸 최 변호사가 ‘검찰 저격수’로 불리는 황 전 청장을 지원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울산시장)를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 등에 지시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고, 지난 1월29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 13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이 중에는 황 전 청장도 포함돼 있다. 황 전 청장은 청와대의 하명을 받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자유한국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는 황 전 청장의 이름이 40여 번 나온다. 공소장에는 “백원우(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전 반부패비서관) 등은 김기현(전 울산시장)에 대한 범죄첩보를 경찰청을 통하여 울산지방경찰청에 하달하고 수사진행 독려차 수사상황을 보고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를 하명함으로써 황운하(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울산경찰이 김기현과 그 측근에 대하여 표적수사를 진행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황운하는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직권을 남용하여 경찰관들에 대한 부당한 인사발령을 통하여 전보된 곳에서 근무하게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업무에서 배제되게 함으로써 범죄수사에 관한 위 경찰관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왼쪽)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 (오른쪽)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시사저널 이종현
(왼쪽)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 (오른쪽)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시사저널 이종현

“개인적인 오랜 인연으로 도움”

황 전 청장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황 전 청장은 “검찰의 공소장은 허위”라면서 “청와대가 (수사를) 하명했다는 것이 핵심인데, 청와대에서 이첩됐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 전 청장을 비롯해 기소된 인물 대부분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치열한 법적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이 사건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 배당됐다.

이런 가운데 황 전 청장의 구원투수로 최 변호사가 등장했다. 황 전 청장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최 변호사가 여러 가지를 조언해 주고 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최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합류할지는 아직 상의하지 않았다.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할지는 재판 진행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전 청장은 “오래전부터 (최 변호사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이 인연으로 (법적 도움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최 변호사는 “(황 전 청장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를 대비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해 조언해 줬다”면서 “(그런데) 조사 없이 기소가 됐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 내용을) 입증할 자료를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기록을 봐야 알 것 같다. 공소장만 봐서는 알 수 없다”면서 “정식으로 선임된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잘 모른다. (재판이 시작되면) 법원 출신 변호사들이 선임돼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 전 청장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황 전 청장이 경찰대 1기인데, (81학번) 동기인 셈이다. 이 인연으로 도움을 주게 됐다”고 밝혔다.     

 

최재경-윤석열 ‘특수통 칼잡이’ 계보

최 변호사는 심재륜(사법시험 7회)-안대희(17회)-최재경(27회)으로 대표되는 검찰 특수통의 계보를 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인천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중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 수사의 책임을 지고 검찰을 떠났다. 이후 2015년 5월 최재경법률사무소를 개소했고, 같은 해 10월부터 법무연수원 석좌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2016년 10월30일 청와대 민정수석에 올랐으나 40일 만에 직을 내려놓았다.

황운하 전 청장, 최재경 변호사, 윤석열 검찰총장의 관계는 복잡하다. 황 전 청장과 검찰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 전 청장은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기소 다음 날인 1월30일 SNS를 통해 “나에 대한 조사 한 번 없는 막무가내 기소 결정에 대해 윤석열 총장은 ‘내가 책임진다’라며 지시했다고 한다”면서 “야쿠자 조직의 오야붕(두목)이 꼬붕(부하)들에게 복수를 명령하는 음습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황 전 청장은 수사권 독립을 놓고 오래전부터 검찰과 대립해 왔는데, 검찰이 이에 대한 ‘복수’로 자신을 표적 수사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윤 총장의 ‘사수’로 거론돼 온 인물이 바로 최 변호사다. 검찰 내 ‘특수통 칼잡이’ 계보에서 최 변호사 다음은 윤 총장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최 변호사와 윤 총장은 2006년 검찰 특수수사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속 기소 당시 같은 팀에 있었다. 최 변호사는 당시 윤 청장을 ‘대윤’으로 부를 정도로 수사력을 인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2년 말 ‘검란’이라는 검찰 내 초유의 사태 당시에도 둘은 함께했다. MB(이명박) 정부가 중수부를 폐지하려고 하자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은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까지 했는데, 검란의 당위성을 기자들에게 알리는 공보 역할을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에게  맡기기도 했다. 검찰 기수로는 최 변호사가 윤 총장의 6기 선배이고, 대학 학번으로는 윤 총장이 최 변호사의 2년 선배다. 나이도 윤 총장이 두 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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