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發 ‘착한 임대인 운동’의 나비효과…文대통령도 지지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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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국면 한옥마을 이어 전주 전역으로 확산
文대통령도 SNS서 한옥마을 임대료 자율인하 찬사
‘건물주-자영업자 상생 실험’…전국적으로 확산되나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 상가 임대료 인하 운동,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주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지지하고 나서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는 분위기다. 특히 임대료 인하 결정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전주에서 시작된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실험이 전국적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전북 전주시는 지난 14일 시청에서 김승수 시장과 전통시장·옛 도심 등 곳곳의 상권 건물주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가 임대료의 자발적인 인하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전주시
전북 전주시는 지난 14일 시청에서 김승수 시장과 전통시장·옛 도심 등 곳곳의 상권 건물주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가 임대료의 자발적인 인하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전주시

“함께 잘살자” 건물주들 자영업자와 고통분담…최대 20% 인하

전주시는 14일 김승수 시장과 전통시장·옛 도심 등 곳곳의 상권 건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의 ‘코로나19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력 선언식’을 가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서다.

상가의 건물주들은 당분간 임대료의 10% 이상을 인하하기로 했다. 일부 건물주는 상가 규모와 부동산 가격 등 각각의 상황을 고려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 이상까지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앞서 12일에는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했다.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은 한옥마을의 발전과 신종코로나 극복을 위해 ‘3개월 이상+10% 이상의 임대료 인하’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기로 했다. 또 주변 건물주의 참여를 독려해 한옥마을 내 상생협력 분위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지난해 1월 건물주들로 구성된 ‘한옥마을 사랑 모임’과 전주시 간 긴밀한 협의 끝에 이뤄졌다. 시는 한옥마을에 이어 주요 상권의 건물주들이 임대료 인하 등에 동참하면서 향후 나비효과를 일으켜 ‘상생 협력’이 전주 전역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선언식에는 모래내시장과 전북대학교 대학로, 풍남문 상점가, 중앙동, 중화산동, 금암동, 우아동, 평화동, 삼천동, 인후동, 송천동, 조촌동, 여의동, 혁신동 등 121개 점포, 64명의 시내 주요 상가 건물주들이 대거 참여했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건물주들도 참여했다

이날 김승수 전주시장은 “주요 상가들의 임대료 인하 결정은 지역공동체 복원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경제 재난, 공동체 파괴 등 각종 사회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인하 공생 실험’의 나비효과를 통해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진짜 친구’가 전주에, 전국 곳곳에 더 많이 나타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文대통령 페이스북서 “십시일반운동 큰 힘…전국 확산 기대”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전주시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전주시

문 대통령도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주발(發)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운동’에 큰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 상가 임대료 인하운동이 전통시장·구도심·대학가 등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전주시와 시민들게 박수를 보낸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자발적인 상가 임대료 인하운동이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 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경제 침체를 이겨 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 뒤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국민들의 ‘십시일반 운동’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착한 임대인에 대한 지원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며 “국민들도 적극적 소비로 호응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기초단체의 사례를 소개하고 찬사를 보낸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착한 임대인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주시는 전주발 임대료 인하 등 상생분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될 고무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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