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혁명] 도전하고 소통하되 사회적 약자까지 배려
  •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정치평론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5 15:00
  • 호수 1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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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자가 본 BTS] 리더‧동료와는 무한 신뢰…천태만상에 빠진 정치권에 해법 제시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가의 세 가지 자질을 균형·열정·책임감으로 들고, 용기를 갖고 올바른 정치에 나설 것을 제언했다. 베버는 두 가지 유형의 정치적 신념으로 신념윤리(信念倫理)와 책임윤리(責任倫理)를 들고, 자신의 행위로 인한(예상되는) 결과들을 직접 책임지는 ‘책임윤리’를 중시했다. 물론 현대사회에 들어와 정치의 리더십은 의사소통과 권한위임 등 다양한 정치적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필자는 정치권 리더십의 변화를 위해 세계무대를 석권한 젊은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주목하라고 제안한다. 2013년 6월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에 의해 결성된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은 그룹 출범 7년도 되지 않아 세계시장에서 가장 사랑받고 주목받는 인류의 문화자산이 됐다. 이들은 2019년 빌보드 차트 등 세계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대한민국 역대 최다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는 신기록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2018년 9월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이 2018년 9월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글로벌 리더십과 존재 가치 확실히 각인시켜

정치권이 가장 배우고 주목할 첫 번째 리더십 요소는 BTS가 보여주는 글로벌 수준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뛰어난 활동과 철학적 지향점이다. BTS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삶에 절실하게 다가오는 노래 가사와 빼어난 가창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현안과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만의 꿈과 열정, 거칠고 험난한 현실을 극복하고 이룰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국내의 동세대 아이돌그룹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국제무대에서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과시하고 이 무대에서 전 세계인들의 사랑과 동경을 이끌어내고 있다. 올바른 정치, 혁신과 개혁을 통해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는 정치철학이 빈곤한 이 시대 정치인들에게 제시하는 메시지다.

두 번째는 도전정신이다. 이들은 이 같은 음악철학을 통해 세계무대를 장악했고 데뷔 후 6년간 무수한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에게는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거침없이 자신들이 수립한 기록을 갈아치우며 음악그룹으로서 신기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본 등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펼치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4년째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와 함께 각종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18년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는가 하면, 이를 계기로 ‘차세대 리더’라는 제목과 함께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매년 불명예와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은 과연 언제쯤 국민에게 신뢰받는 새 기록을 제시하는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세 번째는 소통정신이다. 이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팬들과 매우 활발하게 소통하는 음악그룹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한 연예인이자 트위터 최다 활동 음악그룹으로 기네스 기록을 세울 정도로 팬뿐만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지구촌 시민들과의 소통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BTS의 팬덤은 아미(ARMY)이며 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그들의 활동에 환호성을 보내는 아미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방탄복과 군대처럼 BTS도 팬클럽과 항상 함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 역시 이들의 소통과 공감, 동행정신을 상징한다. BTS는 또 2017년 라인프렌즈와 협업하며 직접 창작한 캐릭터 ‘BT21’을 선보였고 현재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국민 위에 군림하며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소통정신이다.

네 번째는 그들의 따뜻한 자선활동이다. BTS는 그룹명의 의미에 맞게 다수의 사회활동 및 자선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7년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에게 1억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3년째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개최한 공연 수익을 자선활동과 함께 기부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의 초청을 받는 유명 음악그룹으로서 과거 대중음악사의 신기원으로 기록됐던 비틀스를 넘어선다는 평가까지도 받고 있다.

다섯 번째는 내부의 호흡을 맞춘 강력한 팀워크와 의사소통 능력이다. 방시혁 대표와 빅히트, BTS는 멤버인 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이 서로 배려하고 나누며 새로운 음악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방 대표는 “세계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가수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전례 없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 주고 있다.

BTS 멤버들 역시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음악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일깨워준 방시혁 멘토를 존경한다”고 화답했고 국제무대에서의 맹활약으로 이를 입증하고 있다. 여러 아이돌그룹들이 초기에 잘나가다가도, 이후 태도·인성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며 구설에 오르고 있는 데 반해 방 대표와 BTS의 호흡과 팀워크는 매우 끈끈하며 상호 존중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10월14일(현지시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10월14일(현지시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한 뒤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장외투쟁·발목정치’ 접고 리더십 회복해야

한국 정치가  더 이상 국민의 불신을 받고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퇴행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BTS가 보여준 글로벌 리더로서의 철학과 미래지향성, 어떤 난관도 극복해 내는 치열한 도전정신, 상호 의견을 존중하고 팬들과도 적극 호흡하는 소통정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자선활동, 조직 내부의 끈끈하고 배려하는 팀워크와 상호 존중은 우리 정치권이 배워야 할 소중한 가치들이고 꼭 필요한 핵심 리더십 요소들이다.

대결과 무능에 머물러온 한국 정치가 국민을 존중하고 받들면서 소통하는 BTS 리더십을 배워 다시 유능하고 개혁적인 진짜 정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동양의 대성현인 공자는 ‘민이호학(敏而好學)하고 불치하문(不恥下問)하라’고 설파했다. ‘똑똑하더라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매일 실망과 불신지수를 높이고 있는 정치권이 매일매일 새 역사를 써 나가고 있는 BTS를 벤치마킹하고 적극적으로 배워 나가면 새로운 정치의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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