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압박 통했나…미래통합 김광림‧최교일 불출마 선언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2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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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TK 출신 불출마자 5명으로 늘어…강효상은 서울 ‘험지’ 출마로 방향 전환

TK(대구‧경북) 지역 현역 의원인 미래통합당 소속 김광림(경북 안동)·최교일(경북 영주·문경·예천) 의원이 20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달서병에 공천을 신청한 강효상(비례대표) 의원은 출마지를 서울 강북으로 옮기기로 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압박에 ‘보수의 심장’ TK 의원들을 향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압박이 통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그간의 정치 여정을 뒤로하고 백의종군하게 된다"며 "경제 파탄, 안보 파괴를 자행하는 운동권 이념 정권의 폭주 기관차를 멈춰 세워 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18·19·20대 총선에서 경북 안동에서 당선된 중진 의원이다. 현재 통합당 최고위원이기도 하다. 그의 불출마는 지도부 구성원의 첫 사례다. '보수통합'을 위해 새로운보수당 시절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4선·대구 동구을) 의원을 제외하면 TK 중진 중에서도 첫 사례다.

최교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임기 4년 내내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현 정권의 일방 독주와 여당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고 적었다. 최 의원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통합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고 20대 총선에서 경북 영주·문경·예천에 출마해 당선됐다.

20일 불출마를 선언한 미래통합당 김광림 의원(왼쪽)과 최교일 의원 ⓒ시사저널
20일 불출마를 선언한 미래통합당 김광림 의원(왼쪽)과 최교일 의원 ⓒ시사저널

강효상 의원은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가 현역 의원으로 있는 대구 달서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강북의 '험지'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강 의원은 "망국의 길에 접어드는 위험 속에서 상대적으로 우리 당 지지세가 높은 대구에 출마해 제 개인이 승리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지금까지 대구에서 일군 모든 기반을 내려놓고 서울 강북의 험지에 출마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20대 총선에서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이 같은 통합당 소속 TK 지역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TK 물갈이' 압박이 통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TK 현역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새보수당 출신 유 의원과 정종섭(초선, 대구 동구갑)·장석춘(초선, 경북 구미을) 의원에 이어 5명으로 늘었다. 통합당 불출마자는 현재까지 22명이다.

공관위는 전날 예정된 TK 의원들에 대한 공천 면접을 일방적으로 하루 연기했다. 이 때문에 공관위가 이른바 2016년 '공천 살생부'와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논란을 일으켰던 TK 중진에 대해 용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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