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구사태 막자” 경기도, 신천지 과천본부 긴급 강제조사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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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대규모 감염 막기 위한 골든타임 놓칠 수 없다”…예배 참가자 명단 선제적 확보에 주력

경기도가 25일 신천지 과천본부에 대한 긴급 강제조사에 나섰다. '제2의 대구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도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현재까지 신천지교회 과천본부를 대상으로 예배에 참가한 신도 명단을 얻기 위해 강제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장에는 역학조사관 2명을 포함한 조사반 25명과 지원반 20명을 투입했다. 지난 2월16일 신천지교회 과천본부에서 신도 1만명이 집결한 가운데 예배가 열린 데 따른 조치다. 도는 당일 과천 예배가 대구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집회와 유사한 대형 집체행사라고 판단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명단 확보에 나섰다.

경기도 관계자도 이날 강제조사와 관련해 "감염병 예방의 시급성과 중대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인력을 투입, 강제조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신천지 측의 큰 반발 없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는 신천지 측의 조사 거부에 대응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경기도 역학조사 요원들이 2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별안동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서 코로나19 강제 역학조사 차원에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6일 예배에 참석했던 안양시 거주자가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됨에 따른 조치다. ⓒ연합뉴스
경기도 역학조사 요원들이 2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별안동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서 코로나19 강제 역학조사 차원에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6일 예배에 참석했던 안양시 거주자가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됨에 따른 조치다. ⓒ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며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천 예배는 대구 집단감염 원인으로 지목된 집회(9336명)와 유사한 규모의 대형 집체행사"라며 "출석 신도를 대상으로 군사작전에 준하는 방역을 실시하지 않으면 자칫 제2의 대구 신천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의 한 확진자는 대구 집회에 참석했지만, 신천지가 밝힌 20명 신도 명단에는 빠져 있었다"고 적기도 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을 제공받기로 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신천지 측의 자료와 실제 자료에 차이가 있어 제공 자료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의 한 확진자는 대구 집회에 참석했지만, 신천지가 대구 집회에 참석했다고 경기도에 밝힌 20명의 신자 명단에는 빠져 있었다.

또 신천지가 자체 예배당과 관련 시설을 밝혔지만 경기도가 신천지가 밝히지 않은 시설 34곳을 추가로 발견하는가 하면 2월16일 예배 참석자 명단을 요구했으나 신천지 쪽이 거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이날 강제 역학조사를 통해 과천 예배에 참석한 1만 명의 출석 현황 자료 등이 확보될 경우 출석 신도들에 대한 격리 및 감염검사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신천지는 이번 코로나19의 피해자다. 경기도의 이번 조치는 오직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지방정부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니 신천지의 적극 협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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