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낮춰 잡고 금리는 묶었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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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3%에서 2.1%로 하향 조정···1.25%대 기준금리는 유지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낮춰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다만 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부정적 영향이 아직 지표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금리 인하의 부작용 등을 감안해 신중한 행보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27일 한 기자가 간담회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자간담회를 취재진 대면 없이 유튜브·페이스북 등 실시간 온라인 방송으로 진행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27일 한 기자가 간담회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자간담회를 취재진 대면 없이 유튜브·페이스북 등 실시간 온라인 방송으로 진행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지만, 기준금리는 기존 1.25%를 유지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1200명을 훌쩍 넘어서고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한은이 선제적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 같은 예상을 완전히 깬 것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세가 일시 위축되겠다”고 경기 상황을 진단했다. 한은은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감염 사태가 진정된 이후 민간 소비와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성장 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19의 충격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1%로 하향 조정한 것과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지 않고 3월에 정점을 이룬 뒤 점차 진정된다는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민간 소비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때의 2.1%보다 0.2%포인트 낮춘 1.9%로 전망했다.

상반기 성장률을 1.9%에서 1.1%로 대폭 낮춰 잡았지만, 하반기 성장률을 2.2%에서 2.6%로 상향해 연간 하향 조정 폭을 상쇄했다.

한은은 “민간 소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되겠으나 확산이 진정된 이후에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발목이 잡혔던 소비가 반등하는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가 나타날 것으로 본 것이다.

설비투자 성장률은 전망치를 4.9%에서 4.7%로 낮췄다. 다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건설투자 성장률은 -2.3%에서 -2.2%로 소폭 올려 잡았다. 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겠지만, 사회간접자본시설(SOC) 등 토목건설 개선으로 감소 폭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상품 수출 증가율은 2.2%에서 1.9%로 조정했으며 경상수지는 560억 달러 흑자에서 570달러 흑자로 흑자 폭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1.0%를 유지했다. 2021년도 성장률(2.4%)과 소비자물가(1.3%)도 지난해 11월의 전망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는 24만명에서 23만명으로 소폭 하향해 전망했다. 향후 성장 흐름의 불확실성 요인 중 긍정적인 사안으로는 △정부의 확장적 경기 대응 정책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완화를 꼽았다.

경기 흐름을 더욱 어둡게 할 리스크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함께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 양상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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