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경남 소비자 체감경기 '악화'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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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소비자심리지수 하락하며 경남지역 경제 위축

27일 낮 12시20분쯤 경남의 대표 상권인 창원 상남동. 100여 곳 이상의 식당 등이 영업 중인 상권이지만, 점심시간인데도 북적이는 평소 모습과 달리 한산했다. 평소 점심 때 100여 명의 손님이 꽉 찼다던 한 돼지국밥집은 10명이 식사 중인 네 테이블을 제외하고 텅 비어 있었다. 식당 주인은 한숨을 쉬며 “손님이 평소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메르스 때 타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이번에도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장사를 접은 채 문을 닫은 음식점도 눈에 띄었다. 불이 꺼진 음식점 입구엔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임시 휴업 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창원 상남동 상가연합회 한 관계자는 “최근 상남동을 찾는 인구가 현격하게 줄었다. 임시 휴업을 고민하는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27일 낮 12시20분쯤 경남의 대표 상권인 창원 상남동. 100여 곳 이상의 식당 등이 영업 중인 곳이지만, 점심시간인데도 북적이는 평소 모습과 달리 한산하다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27일 낮 12시20분쯤 경남의 대표 상권인 창원 상남동. 100여 곳 이상의 식당 등이 영업 중인 곳이지만, 점심시간인데도 북적이는 평소 모습과 달리 한산하다 ©시사저널 이상욱 기자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인해 경남지역 소비자 체감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27일 발표한 '2020년 2월 경남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5.2로 전월대비 3.3p 하락했다. 경남 CCSI는 지난해 8월 91.1까지 내려갔지만, 지난달 98.5로 올라서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하는 소비자가 비관적인 소비자보다 많다고 해석한다.

CCSI를 구성하는 지표가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가계의 경기판단 인식이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CSI(63)는 전월대비 7p, 향후경기전망CSI(74)는 7p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현재생활형편CSI(88)는 전월과 동일했지만, 생활형편전망CSI(90)·가계수입전망CSI(93)·소비지출전망CSI(104)는 모두 2p씩 하락했다.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여행비, 교통·통신비, 외식비, 의류비 등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취업기회전망CSI(75)도 전월대비 6p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이달 들어 급감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주식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리수준전망CSI(91)는 2p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CSI(106), 임금수준전망CSI(111)도 전월대비 각3p씩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남의 실물경제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남지역 한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확산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며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지역 경제 위축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에서는 27일 오후 4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추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진자 증가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남 전체 확진자는 4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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