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스스로 생각하는 2050년 새로운 위협은 무엇?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4 10:00
  • 호수 158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절벽’ ‘사이버공격’…육군 구성원 1161명 설문조사
‘전문성’, 미래 육군 핵심 비전 열쇳말로 꼽혀

집단지성.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해 쌓은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지성과 집단적 능력을 뜻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만큼 집단지성이 필요한 데가 있을까. 더군다나 30년 후의 미래라면 더욱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미래 비전서인 ‘육군비전 2050’을 펴낸 육군은 내부 설문조사를 통해 현재 복무하는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과제와 방향 등을 조사했다. 육군은 작년 4월8일부터 5월31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육군 장병 및 군무원 등 1161명을 상대로 ‘육군 구성원이 바라는 미래’를 설문조사했다. 설문자의 절반 이상이 일반 장병(53%)일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신경을 썼다. 설문조사는 장군(1.3%), 영관급(9.9%), 위관급(15.2%), 부사관(17.7%), 생도(0.6%), 군무원(2.4%), 장병(53%)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육군 구성원들은 미래 새로운 최대 위협으로 ‘인구절벽(2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으로 병역 가능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현상을 육군 현장에서도 여실히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버 공격(21.7%), 인공지능(13.7%), 기후변화(12.7%), 테러(10%) 등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육군 구성원들이 예측하는 미래의 전쟁 유형은 사이버전으로 절반에 육박하는 응답률(48.2%)을 보였다. 테러전(19%), 비살상전(12.5%), 우주전(8.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정된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뜻하는 국지전은 5.9%의 응답을 받는 데 그쳤다. 30년 후면 전쟁의 양상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 바뀌게 될 무기체계는 ‘유·무인 복합무기가 될 것(25.8%)’이라는 응답이 제일 많았다. 사이버·전자전(23.5%), 군사용 인공지능(15.6%), 인공위성 무기(8.7%), 양자컴퓨팅(5.9%) 등도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육군 구성원들은 ‘첨단기술’과 그 첨단기술을 운용할 ‘인재’에 미래전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전망하고 있었다. 

미래 육군이 발전시켜야 할 분야로는 제일 먼저 ‘군 구조(30%)’가 꼽혔다. ‘전투수행 개념(29.2%)’ ‘무기체계(16%)’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현재의 육군 구조로는 미래 예측되는 불확실하고 다양한 위협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육군의 미래 비전의 핵심 키워드로는 ‘전문성(37.2%)’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사이버전과 기후변화 등 미래 다가오는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국민수호(22.3%)’ ‘자부심(14%)’ ‘가치창출(9.5%)’ ‘행복(5.6%)’ 등 무형의 가치가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이다. 30년 후에도 육군 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국민을 수호한다는 자부심’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