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르크’ 나경원, 동작을서 생환할 수 있을까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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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나경원 잡기 위해 ‘저격수’ 이수진 투입?…막판 고심하는 이유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어느 쪽이 더 결집하느냐가 승패 좌우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이수진 전 판사 투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전 판사의 투입을 결정하고, 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른바 '자객 공천'이다. 당 최고위에서 이 전 판사 공천을 확정할 경우, 서울 동작을에선 여성 판사 출신의 정치 거물과 신예가 맞붙게 된다.

서울 동작을은 나 의원의 지역구이자, 보수 정당의 텃밭이다. 동작을에 속한 사당동, 흑석동 등은 지역 특성상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초구와 인접해 있다. 서초구와 학군조차 공유하며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때문에 최근 10년 간 보궐선거 포함 4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미래통합당(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들의 승리로 돌아갔다. 정몽준 전 의원의 지역구를 나 의원이 물려받은 셈이다. 사실상 기본 정치 지형은 나 의원에게 유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지난 2017년 5월 실시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동작구에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44.12%의 표를 몰아 줬다. 서울 전체 득표율(42.34%)보다도 더 많이 표를 줬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45.37%를 얻은 반면 문재인 당시 후보는 54.22%를 얻었다. 2014년,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동작구청장 선거는 모두 민주당 계열의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대해 여론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시사저널TV 《여론끝짱》에 출연해 "동작구 전체 민심과 동작을의 민심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동작을은 '강남 4구'라는 평가를 받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노량진동, 상도동 등이 포함된 동작갑 지역은 민주 진보 성향이 강한 반면, 동작을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다만 나 의원이 지난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원내대표로서 당시 한국당을 지휘하면서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았다.

나 의원을 잡기 위해 민주당은 이수진 전 판사의 투입을 놓고 최종 고심 중이다.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나 의원의 당선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나경원 저격수'로 거론되는 이 전 판사는 나 의원보다 판사 7년 후배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6년~2017년 대법원 민사 연구관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강제징용 판결 지연 의혹'을 폭로하는 등 법원 내 내부고발자로 이름을 알렸다. 

다만 민주당은 이 전 판사 투입 카드를 최종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동작을 선거를 준비해 온 강희용 지역위원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다. 실제로 동작을 역대 선거에서 통합당 계열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민주-진보 진영의 분열이 한몫 했다. 통합당 계열의 후보는 한 명만 출마한 반면, 민주-진보 세력은 여러 후보가 출마해 표를 나눠가졌단 의미다. 20대 총선의 경우 나경원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43.40%로, 허동준 민주당 후보(31.45%)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때 장진영 국민의당 후보가 24.54%를 얻어 갔다. 19대 선거에서도 정몽준 전 의원이 이계안 민주통합당 후보와 김종철 진보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배 소장은 동작을 선거 결과와 관련해 "나경원 대 반 나경원의 대결은 누가 더 결집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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