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혈투’ 또다시 박지원이냐, 이번엔 김원이냐 [여론끝짱]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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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국회의원 선거, 민주당 김원이-민생당 박지원-정의당 윤소하 ‘2강 1중’ 구도 형성

목포는 전남 정치 1번지로 통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로도 불린다. 이곳에서 당선된 정치인들의 면면을 보면,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동교동계 출신인 권노갑·한화갑 의원 등 대부분 김 전 대통령 측근들이다. 18대 총선 때부터 이곳에 터를 잡은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불린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목포가 전남의 대표적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호남 지역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워낙 강한데도 ‘김대중의 후광 효과’를 노리고 있는 박 의원이 버티고 있어서다. 이 지역에서 마지막 출마라며 "한 번 더"를 외치고 있는 박지원 민생당 의원에게 일찌감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원이 전 서울시 부시장이 민주당 경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박 의원의 장점은 풍부한 경험이다. ‘정치 9단’이라는 별명처럼 20대 국회에서 많은 예산을 지역구로 가져갔다.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등에 속한 다른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에 등을 돌리지 않았다. 때로는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에 비수를 던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정치에 능수능란했다. 그렇다고 약점이 없진 않다. 바로 나이다. 정치 9단도 세월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1942년생인 박 의원은 올해로 79세다. 게다가 이미 지역에서 3번이나 당선된 터라 피로감도 적지 않다. 상대 후보들도 이 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원이 전 부시장을 내세웠다. 김 전 부시장은 이낙연 전 총리의 측근으로 '경제통'을 내세웠던 우기종 전 통계청장을 경선에서 누르고 공천 대상자가 됐다. 김 전 부시장의 강점은 압도적인 정당 지지율이다. 민주당 후보라는 자체만으로도 당선권에 근접해 있다. 4년 전 국민의당 바람이 거셌던 것과 달리 민생당 바람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여기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경선 후유증이다. 목포에선 경선 불복이 매 선거 때마다 등장했다. 18대 총선에선 박지원 당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19대 총선에선 배종호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일각에선 경선 상대였던 우기종 예비후보측 인사들이 박지원 의원 캠프에 합류할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상승세도 매섭다. 윤 원내대표는 18대, 19대 총선에서 꾸준히 출마해 표밭을 다졌다. 목포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일찌감치 목포에 도전장을 내밀며 세를 과시했다. 정의당 출신 답게 전국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박빙의 결과가 나왔다.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무등일보, 전남일보, 광주·여수·목포MBC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갤럽에 의뢰해 2월 25일 목포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원이·박지원·윤소하 예비후보 가상대결에서 김원이 전 부시장 31.0%, 박지원 의원 29.0%로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윤소하 의원의 지지율도 15.1%로 만만치 않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분석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시사저널TV 《여론끝짱》에 출연해 "판세 자체는 상당히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고, 결국 박지원 대 비(非)박지원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목포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서 어디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소하 원내대표의 파괴력도 무시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윤 원내대표의 단일화 가능성, 득표율 등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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