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차유리 캐릭터, 단순하고 긍정적인 성격 나와 비슷”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7 10:00
  • 호수 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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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 인생작 《하이바이, 마마!》 만난 김태희

어느덧 데뷔 20년이 된 김태희는 늘 톱스타였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tvN 주말극 《하이바이, 마마!》는 김태희에게 배우로서 시험대이기도 했다. 애초엔 그랬다. ‘김태희가 전면에 나서는 드라마가 성공할까?’라는 물음표였다. 원톱 주연에 연기력을 요하는 판타지 드라마, 게다가 엄마의 감정을 담아내며 시청자를 쥐락펴락해야 하는 역할이다. 한데 공백기는 무려 5년인 데다 꼬리처럼 따라다닌 연기력 논란까지, ‘김태희’라는 카드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미지수였다.

뚜껑을 열었다. 김태희는 ‘예쁨’을 벗었다. 그 하나만으로도 배우로서 성장한 듯 보였다. 그렇게 힘을 빼니 연기력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분명한 건 《하이바이, 마마!》 속 ‘차유리’ 캐릭터는 김태희에게는 인생 캐릭터가 됐고, 《하이바이, 마마!》는 그녀의 대표작이 됐다는 것이다. 데뷔 20년 김태희의 배우 인생은 《하이바이, 마마!》 출연 전과 후로 나뉘게 됐다.

《하이바이, 마마!》(연출 유제원, 극본 권혜주)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 분)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다. 발칙한 상상력 위에 녹여진 현실 공감 스토리가 유쾌한 웃음 속에 진한 공감을 불어넣는다. 극 중 김태희는 5년 전 아이와 남편만 남겨두고 세상을 마감한 짠내 터지는 엄마 귀신 차유리 역을 맡았다. SBS 《용팔이》(2015) 이후로 5년 만의 복귀작이자, 첫 tvN 드라마 출연작이기도 하다.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김태희가 과감한 선택을 한 데는 감독과 작가가 한몫했다. tvN 《오 나의 귀신님》 《내일 그대와》 등을 연출한 유제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KBS 2TV 《고백부부》의 권혜주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믿고 본다는 드라마 장인들이다. 김태희는 지난 5년간 정지훈(비)과 결혼한 후 두 딸을 출산하며 가정생활에 집중했다. 긴 고심 끝에 복귀작을 택한 김태희는 자신의 실제 상황과도 맞아떨어지는 엄마 역할에 도전했다.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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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작년 가을쯤 이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됐다. 대본을 보면서 저도 딸을 가진 엄마로서 공감이 되고 많이 울었다. 좋은 메시지를 가진 좋은 작품을 함께 하면서 내가 느낀 대본을 보고, 내가 느낀 깨달음이나 교훈들을 제가 연기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특별히 이 작품이 끌린 이유가 있나.

“죽음과 귀신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밝고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냈다. 편안하게 보시다가 같이 웃기도 하고 울 수도 있는 작품이고, 또 위로와 힐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짠내 터지는 엄마 귀신 ‘차유리’ 역할의 매력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들 중 내 모습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딸을 가진 엄마라는 것도 그렇고, 평소 내 모습과 가깝기 때문에 차유리가 김태희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래서인지 대본을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한 장면 ⓒtvN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한 장면 ⓒtvN

유제원 감독은 김태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차유리 역할은 선한 에너지가 있는 분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보는 눈빛에 진정성이 있기를 바랐는데 김태희씨가 출산을 한 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역할을 하니 역할에 딱 맞더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 상대역은 이규형이다. 드라마 《비밀의 숲》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프》 《의사요한》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은 그는 첫사랑이자 아내였던 차유리와 사별 후 슬픔을 딛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조강화로 분한다. 이규형은 김태희와의 호흡에 대해 “처음엔 김태희 누나를 보고 ‘사람인가, 여신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초반에는 조금 어색했다(웃음). 그런데 호흡을 맞추다 보니 내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모든 걸 다 받아주는 편한 누나였다”고 말했다.

 

캐릭터와 실제 자신의 공통점은.

“단순하고 먹을 것을 좋아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점이 특히 닮았다. 개인적으로는 차유리에 비해 감정 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연기를 하면서 차유리처럼 그때그때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도 엄마가 된 만큼 캐릭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아이를 보고 싶어서 떠나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이 내게 절실하게 다가왔고 공감이 됐다. 또 엄마로서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기도 하다. 죽은 귀신 엄마 역을 맡아보니 아이를 만질 수 있고 껴안을 수 있고 눈을 맞추고 말을 걸고 살을 맞대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를 깨닫게 됐다. 육아로 힘든 모든 엄마들 역시 느꼈으면 좋겠다. 연기를 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의미 있는 작품이다.”

 

긴 공백 후 컴백했다. 이후 배우로서 어떤 계획이 있나.

“개인적인 일로 5년이라는 긴 공백을 가졌는데 이번 작품 통해 또 다른 좋은 작품을 계속 이어서 했으면 좋겠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이고 싶다.”

 

김태희가 말하는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우리 드라마에는 회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라고 해서 보너스 장면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장면들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담겨 있다. 또 배우들의 내레이션이 들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놓치지 않고 꼭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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