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민주당 사람들, 윤상현 의원과 “우리는 하나다” 건배사 외쳐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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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임직원·공무원 등 참석…“주군 만들어야” 등 지지 발언도

지난 3월2일 오후 10시20분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의 한 음식점. 미래통합당 윤상현 국회의원의 주변에 10여 명이 모여 술자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박향초 미추홀구의원과 성관실 인천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직원들, 더불어민주당 미추홀구갑 지역위원회 전 사무국장, 옹진군보건소 직원 등이었다.

왼쪽부터 성관실 인천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윤상현 국회의원. ⓒ이정용 기자
왼쪽부터 성관실 인천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윤상현 국회의원. ⓒ이정용 기자

시사저널 취재진은 약 1시간 동안 이 술자리를 지켜봤다. 이들은 윤 의원을 주축으로 "우리는 하나다"라는 건배사를 외쳤다. 일부 참석자들은 "주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기업 직원들과 공무원들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이 나왔는데도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인천지역 민주당에서 활동해 왔다. 특히 성관실 이사장은 인천호남향우회 전 회장으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줄곧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했다. 2018년에 치러진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미추홀구청장에 출마했다가 포기했었다. 이후 인천 미추홀구갑지역위 고문을 맡았었고, 지난해 4월에는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이 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미추홀구 지역에서 공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선에서 탈락한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의 지지자들은 지난 1일 공천을 받은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미추홀구 선거구의 민주당 당원들이 윤상현 의원을 만났다는 것은 이번 총선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 당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윤 의원 쪽으로 이탈하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성관실 이사장은 "총선과 관련이 없는 술자리였다. 동네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였다"며 "건배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상현 의원은 "사석에서 의미 없이 나온 얘기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윤상현 의원은 4일 오전 10시에 "잘못된 공천을 미추홀 주민들이 바로 잡아야한다"며 미추홀구 을 선거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미추홀구 을 선거구에는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통합당 안상수 의원, 무소속 윤상현 의원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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