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저택, 누구한테 샀으며 옆집엔 누가살까?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9 11:00
  • 호수 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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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재단으로부터 토지 매각...바로 옆은 SK네트웍스 일가 별장

3월2일 경기도 가평의 예수교신천지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이만희 총회장 기자회견에서 세간의 관심은 단연 이 총회장의 건강상태였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발병 이후 이 총회장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그의 건강을 놓고 소문만 무성했기 때문이다. 이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총회장이 언제 어디서(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건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이 질문을 이어갔다. 검사 결과지 사본을 손에 든 신천지 총회본부 홍보부장은 “2월29일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전 청심국제병원)에서 검사받았고 3월2일 오늘 음성이라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관심은 이 총회장이 검사받은 병원으로 쏠렸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에 위치한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은 통일교재단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으로 얼마 전까지 청심국제병원으로 불렸던 곳이다. 이 총회장이 이 병원에서 검사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통일교는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통일교재단 관계자는 “가평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우리 병원하고 보건소 밖에 없다. 본인이 병원을 찾아와 검사받겠다고 하는데 거부할 순 없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이만희 총회장의 내방여부를 재단에서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에 위치한 평화의 궁전 (평화연수원) ⓒ시사저널 임준선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에 위치한 평화의 궁전 (평화연수원) ⓒ시사저널 임준선

평화의 궁전 땅, 과거 통일교 소유 부지

반 신천지 단체들은 이 총회장이 예전부터 통일교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한다. 3월2일까지 그가 은신해 있던 평화의 궁전도 예전에는 통일교재단이 보유한 부동산이었다. 재단이 부동산을 매각한 것은 2007년 4월 무렵이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이는 문아무개씨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매각 과정은 전혀 이상치 않다. 하지만 문 씨가 통일교 교주였던 문선명 총재와 특수 관계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소유자 문 씨는 문 총재와 같은 집안인 남평 문씨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운동을 했다고 알려진 문 총재 종조부(할아버지 형제) 관련 책자에 문 씨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재단 주변에서는 문 씨를 문 총재와 친척지간으로 본다. 그렇다면 왜 통일교는 자신들이 보유한 땅을 문 씨에게 넘긴 것일까. 전직 통일교재단 관계자는 “2006~2007년 재단은 차명으로 된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거나 자체적으로 만든 영농법인으로 넘겼다. 그렇게 부동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집안사람에게 소유권을 넘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청평면 평화의 궁전과 통일교 성지인 설악면 청심평화월드센터는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다. 사실상 북한강을 끼고 마주보고 있으며 육안으로도 건물이 보인다.

문 씨 소유의 토지가 신천지로 넘어간 시기는 2012년 11월이다. 매매 계약이 체결된 시기가 이때며 정식 소유권 이전은 2013년 1월에 이뤄졌다. 신천지에서 활동하다 나온 A씨는 “이만희 총회장이 신천지를 세운지 30주년이 된 해가 2014년이어서 당시 교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행사준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3월9일 이 총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잠실종합체육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2012년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평화의 궁전은 공동소유로 등기됐다. 소유주는 이 총회장과 한 때 ‘신천지의 2인자’로 불린 김남희씨다. 이 총회장의 명의는 2014년 신천지로 넘어갔다. 반신천지 단체들은 김 씨가 과거 이 총회장의 동거녀였다고 주장한다.

신천지와 김 씨는 현재 부지를 놓고 소유권 갈등을 빚고 있다. 김씨는 2월1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총회장이 함께 살 집을 사야겠다고 요구했고, (실제로) 청평에 위치한 청심국제병원(현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 인근의 한 땅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총회장이 건축하는 데 1원 한 장 안 내더니, 다 지으니까 건축비 명목으로 돈 몇 푼 주고 (소유권) 절반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초기 부동산을 매입할 때 본인 돈이 아닌 성도들의 돈을 걷어서 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본인 소유라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신천지 관계자 이아무개씨는 해당 부동산에 30억원 규모의 가압류를, 신천지측은 가처분을 걸어놓은 상태다.

평화의 궁전 주변에는 고급 별장들이 즐비하다. 평화의 궁전과 이웃한 별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일가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4748㎡(약 1400평) 규모의 임야를 비롯한 부동산은 현재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여동생인 최정원‧혜원‧지원‧예정씨가 공동 소유권자로 올라가 있다. 또 최 회장의 형인 고(故)최윤원 회장의 아들 최영근씨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통일교 행사에 참석해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왼쪽 두 번째)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만희 총회장(가운데) ⓒ현대종교 제공
통일교 행사에 참석해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왼쪽 두 번째)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만희 총회장(가운데) ⓒ현대종교 제공

통일교 “신천지와 아무런 관련 없다” 주장

한국 신흥종교 전문가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이만희는 박태선의 전도관과 유재열의 장막성전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통일교와는 신앙적으로 직접적 관계가 없다”면서 “교리적 가르침보다는 조직체계 등 다른 면에서 통일교를 롤모델로 삼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탁 교수에 따르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한다든지, 해외 포교 활동에 적극 나선 것도 통일교와 유사점이다. 탁 교수는 학술지《기독교사상》 2017년 10월호(성공하는 교주들의 7가지 습관)에서 “통일교는 고급 부동산 정보를 가지고 국내 1400만 평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신천지는 전국에 1000여 개의 포교거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천부교전도관부흥협회(전도관)는 "이만희 총회장과 본 단체와는 관련이 없다"고 알려왔다.

이 총회장이 ‘동쪽에서 이룬 것을 서쪽에 가서 전한다’는 뜻의 동성서행(東成西行) 전략을 펴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무렵이다. 이 총회장이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 강조하는 점도 통일교와 비슷한 남북통일, 세계평화다. 기독교계에서는 통일교재단이 세계일보를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역시 인터넷언론 ‘천지일보’를 간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천지일보) 사명을 총회장님이 지어준 것이나 우리 성도들이 천지일보 직원으로 많이 활동하는 것은 맞지만 대표이사나 재정은 엄연히 분리돼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재의 최측근으로 한때 ‘통일교 2인자’로 불린 고(故)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이 이만희 총회장과 가깝게 지낸 것도 흥미롭다. 신천지 관련 사이트에는 2012년 11월 이 총회장이 리틀엔젤스예술단 창단 50주년 기념 축하공연장을 찾아 박보희 전 사장(당시 한국문화재단 이사장)과 악수하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밖에도 신천지 소식을 전하는 주요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박보희 총재가 신천지 성도가 됐다고 선언했다”는 글이 실려 있다. 박보희 전 사장은 지난해 1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신천지와의 관련성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는 “토지가 누구한테 넘어갔는지까지 나중에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교단 차원에서 신천지와 어떠한 관련성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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