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경남] 홍준표 행보따라 요동칠 경남 판세
  • 감명국 기자·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6 17:55
  • 호수 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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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은 사상 유례없는 선거로 기록될 듯하다.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돌발 변수가 덮쳤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는 방역 대책으로 분주한 가운데서도 공천 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번 총선은 전에 없이 주요 인물들의 맞대결 양상이 속출하고 있다. ‘자객 공천’이란 말이 여기저기서 회자되는 이유다. 민주당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를 이 지역에 맞붙였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구로을에 자리 잡자 양천을 지역구에 있던 김용태 의원을 이쪽으로 옮겨 놓았다. 통합당 나경원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동작을과 광진을에는 민주당이 이수진 전 판사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투입했다. 사활을 건 여야 정면대결 구도에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사저널은 전국 주요 승부처 20곳의 현재 판세를 긴급 점검했다. 전국의 민심을 살펴보고자 각 지역의 이른바 ‘선거 1번지’로 불리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했다. 또한 거물급 인사들의 맞대결 구도를 주목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경남│양산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결국 경남 양산을에서 컷오프됐다.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 지역은 당초 여야 거물급들의 빅매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의 맞대결이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대권 잠룡들이고, 경남지사를 지낸 그야말로 거물 중 거물급이다. 높아지는 관심 탓에 이미 여론조사도 두 차례나 진행됐다.

KBS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2월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은 36.0%, 홍 전 대표는 29.6%의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은 김 의원이 36.4%, 홍 전 대표가 35.2%로 나왔다. 오차범위(±4.4%) 내 접전이었다. 또 에브리미디어가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2월27일부터 4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은 36.3%, 홍 전 대표는 4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전 조사와 다른 결과로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을 보였다.

ⓒ시사저널 박은숙

김 의원은 2012년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경남지사를 중도 사퇴했고, 보궐선거를 통해 홍 전 대표가 지사직을 이어받았다. 이 때문에 두 명 모두 도정 운영 논란에 대해 팽팽한 공방을 벌이며 총선 레이스를 펼쳐왔다. 홍 전 대표는 “경남지사 시절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해 자신에게 무상급식 뒤집어씌우기 등 좌파들의 거짓선동은 끝이 없다”며 무상급식 파동의 책임을 김 의원에게 떠넘겼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은 “가장 가난한 도민들이 아플 때 가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을 따져 묻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3월5일 통합당은 홍 전 대표에게 양산을 공천을 주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다. 서울 강북 지역 출마 요구를 거부한 데 따른 징계 성격이다. 대신 통합당은 이 지역에서 나동연 전 양산시장,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원 등 3인의 경선을 발표했다. 김두관 의원의 상대로는 다소 지명도가 떨어진다. 문제는 홍 전 대표의 향후 행보다. 홍 전 대표는 컷오프 직후 “참모들과 숙의한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예상하고 있다. 그럴 경우 굳이 험지인 양산을 대신에 자신의 고향인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경남 지역의 총선 판도는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이 지역에는 이미 통합당 조해진 전 의원의 공천이 확정된 상태다. 조해진 대 홍준표의 또 다른 빅매치가 이뤄질 수도 있는 셈이다.

만약 홍 전 대표가 양산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양산을은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로 부상한다. 특히 두 사람은 잠재적인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둘 간 정면대결에서 승리하면 총선 이후 유력 잠룡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홍 전 대표가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더라도 경남 지역 패권을 둘러싼 두 전직 지사의 영향력 싸움은 여전할 전망이다. 이래저래 경남이 들썩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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