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되나…국내 5개 병원서 임상시험 시작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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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후보물질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는 미국,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이번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서울대병원은 3월9일 미국 국립보건원 측과 임상시험 협정서를 체결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394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할 치료제 후보물질은 렘데시비르다. 임상시험의 목표는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렘데시비르는 미국에 본사를 둔 바이오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이 제약사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곳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였으므로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관계자는 “렘데시비르는 본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것인데 미국이 자국의 코로나19 환자 1명에게 투여한 임상시험과 동물실험에서 바이러스 반응(증상 호전)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임상시험 책임자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코로나19에 효과가 증명된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이번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이 분리 배양한 코로나19의 전자현미경 사진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이 분리 배양한 코로나19의 전자현미경 사진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미국 국립보건원이 추진하는 임상시험과 별도로 길리어드 사이언스도 자체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이 임상시험은 아시아 국가와 확진자가 많은 국가(이탈리아)에서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이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국내에 배정된 렘데시비르 물량에 따라 이 임상시험에 참여할 국내 환자 수는 195명(중등도 120명과 중증 75명)으로 결정됐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상시험 결과는 빠르면 5월 중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증식하려면 핵산이 필요하다. 렘데시비르는 핵산 유사체(가짜 핵산)를 바이러스에 공급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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