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상황, 아직은 ‘맑음’…코로나 먹구름이 다가온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3.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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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년 2월 고용동향’ 발표…2월 신규 취업자, 49만2000명
코로나19 여파에 일시휴직자 ‘급증’…업종별 희비도 엇갈려

올해 2월 신규 취업자가 49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7개월 연속 30만 명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고용률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일시휴식자가 14만 명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숙박업은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반면 택배 등 운수‧창고업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산업별로 희비가 갈렸다.

통계청 은순현 사회통계국장이 3월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2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 은순현 사회통계국장이 3월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2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0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취업자는 2683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9만2000명 증가했다. 1월(56만8000명)보다는 증가폭이 줄어들었지만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8월(45만2000명) 이후 7개월째 신규 취업자 수가 30만 명을 웃도는 고용 호조 분위기가 유지됐다. 2월 기준으로는 2014년 2월에 90만2000명이 증가한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57만 명 늘어나 월간 고용통계를 작성한 1982년 7월 이래 최고 증가폭을 보였다. 50대(5만7000명)와 30대(1만9000명)도 증가했다. 반면 40대는 취업자가 10만4000명 줄어들면서 52개월 연속 감소했다. 20대는 2만5000명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9000명 줄어들어 지난해 6월(-4000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보건복지 쪽과 인력파견·여행업이 포함되는 사업시설관리 쪽에 감소폭이 컸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봐도 코로나19의 영향 크다는 점이 확인된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0만2000명 늘어났고, 운수 및 창고업(9만9000명), 농림어업(8만 명) 순으로 증가했다. 반면 도·소매업에서는 취업자가 10만6000명 감소했고 정보통신업(-2만5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2만3000명) 등도 감소했다. 지난 1월에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던 제조업 취업자는 2월에도 3만4000명 늘어나면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 국장은 "음식‧숙박업의 경우 관광객 급감의 영향으로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1만4000명)이 최근 몇 달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반면 운수‧창고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택배를 많이 하다 보니 증가세를 나타냈다"며 "산업별로 조금씩 영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61만6000명 증가하고,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10만7000명, 1만3000명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만5000명 줄어든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만9000명 늘어났다.

취업 시간대별로는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56만2000명 늘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1만2000명 감소했다.

특히 일시휴직자는 14만2000명 증가해 29.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2010년 2월 15만5000명 늘어난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일시휴직자는 병이나 사고, 교육 등으로 일하지는 못했지만 복귀가 확실한 경우를 말하며 무급(6개월 이하) 휴직자를 포함한다.

이처럼 일시휴직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노인 일자리 등에서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연기 또는 무급 휴직이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은 국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은 올해는 1월부터 진행되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휴직‧무직 공고가 나가서 2월 기준으로 포착되지 않은 게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은 추가로 3월을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1년 전보다 1.0시간 줄어든 39.9시간으로, 2013년 2월(36.7시간)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짧았다.

2월 15세 이상 고용률은 60.0%로, 월간 통계를 작성한 1982년 7월 이후 같은달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6.3%로,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연령‧계층별로는 40대(-0.5%포인트)와 20대(-0.8%포인트)의 고용률이 하락한 반면 나머지는 모두 상승했다. 4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2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9%로 1년 전과 같았다.

지난 2월 실업자는 11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 명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실업자가 1년 전보다 6만6000명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영향이 지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실업률은 4.1%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청년 실업률은 9.0%로 0.5%포인트 떨어졌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2.3%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1%로 1.3%포인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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