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실물경제 악영향, 메르스·사스 때보다 크다”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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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감염병-단기 금융시장 비교
“코로나에 주가·장기금리 낙폭 더 커”
임시 금통위 개최 거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충격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은 엄청난 충격파를 맞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유럽과 미국 증시가 10% 안팎 무너지는 등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 장세’가 이어지며 장중 1700선이 붕괴됐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충격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은 엄청난 충격파를 맞고 있다. 3월13일 코스피는 유럽과 미국 증시가 10% 안팎 무너지는 등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 장세’가 이어지며 장중 1700선이 붕괴됐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감염병 사태 때보다 크고, 실물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더 클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최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세계보건기구(WHO) 최초 상황 보고 발표일인 지난 1월21일을 기준으로 다른 유행 감염병과 국내 금융시장의 단기 반응을 비교했다.

주가와 장기시장 금리는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반응 정도는 이번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신종플루·메르스 때보다 큰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시장의 회복 속도도 더디다. 다른 감염병 때는 충격 발생 뒤 대부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금은 3월 들어서도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한은은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코로나19가 다른 감염병 사태 때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 비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글로벌 분업구조를 통한 세계경제와의 연계성이 확대돼 부정적 영향이 이전 사례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코로나19가 각국으로 번지고 있어 세계교역 감소에 따른 악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 투자심리 약화로 설비투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사스의 경우 감염병 확산이 중국과 인접국으로만 국한된 데다 경제적 충격도 단기간에 그쳐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으며 흔들리자 한국은행은 뒤늦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충격이 확인되면서 임시 금통위와 4월 정기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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