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의 오만이 지나치다”…혼돈에 빠진 TK의 심장 ‘수성갑’
  • 대구경북취재본부 심충현 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20.03.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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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공천 후유증 앓는 TK] ‘컷오프 대상’ 주호영, 수성갑으로 옮겨오자 지역주민들 반발
통합당 수성갑 예비후보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무소속 출마도 불사”

[편집자 주] 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이 혼란에 빠졌다. 미래통합당의 공천에 대해 오만과 독선이 지나치다라는 지역내 반발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후보자들은 당의 결정에 정면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총선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통합당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는 TK지역 내 몇몇 주요 선거구들을 찾아본다.

TK 정치1번지 대구 수성갑이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그 이름값도 못할 지경이다.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수성을 지역의 4선 주호영 의원을 느닷없이 수성갑으로 이동시켜 우선공천을 했다. 수성갑 선거구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김부겸 후보가 당선돼 TK지역에 큰 파장을 일으킨 곳이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과 코로나19의 초기 대응 미흡, 통합당 예비후보들의 열띤 선거운동으로 인해 현재로선 통합당으로 누가 후보로 나오더라도 현역인 김부겸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수성갑 지역주민 H씨는 ”그런 수성갑 선거구에 통합당 공관위조차도 4선 의원으로서 존재감이 없다면서 컷오프를 예상하게 했던 주호영 의원을 수성갑에 공천을 준 행태는 대구지역과 수성갑 지역주민들을 아주 무시하는 것으로 통합당 공관위가 제정신이 아니다. 20대 총선에서도 경기지사 출신인 김문수 후보를 난데없이 수성갑에 내보내 민주당에 패배했었다“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통합당 당원들조차 민주당 김부겸을 선택할 지경이다. 벌써부터 지역 당원들조차도 반발하는 이런 엉터리 공천은 지역민심을 돌아서게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통합당의 주호영 의원 우선공천에 대해 수성갑 예비후보로 오래 전부터 지역을 다져왔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강력 반발하며 재심을 신청한 상태이다. 만약 재심이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대구 수성갑 지역구 예비후보로 나선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연합뉴스
통합당 대구 수성갑 지역구 예비후보로 나선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연합뉴스

또 다른 수성갑 예비후보이던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은 마감 30분을 남겨놓고 통합당 공관위가 추가공모한 수성을에 접수하여, 하루 아침에 수성갑에서 수성을로 지역을 옮기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다시 수성갑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고는, 또 수성을 지역 경선 참여를 선언하는 등 우와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옮긴 주호영 의원과 거꾸로 수성갑에서 수성을로 옮긴 정상환 전 위원은 대구 능인고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수성갑 지역에서는 현재의 지역 민심을 오판한 자만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통합당의 이번 결정에 대한 반발로 이진훈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 할 경우,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주호영 통합당 의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등 3파전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누가 당선될 지 전혜 예측이 불가능한 혼전 양상의 TK 지역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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