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상들도 코로나19 ‘감염 주의보’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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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접촉으로 검사·격리 속출…美 트럼프 대통령은 음성 판정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덮치면서 각국 정상들도 감염에 주의하는 분위기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거리를 두기 어려운 직책인 만큼 확진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 국가정상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격리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14일(현지 시각)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주치의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백악관이 배포한 자료를 통해 “어젯밤 코로나19에 관해 깊은 논의 후에 대통령은 (검사를) 진행하기를 선택했다”며 “오늘 밤 검사가 음성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우려는 지난달 그가 참석한 보수단체 행사에 온 한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부터 제기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3월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만찬, 3월8일 모금행사 등에서 최소 3명의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브라질 대통령과의 만찬 테이블에 앉은 한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모금행사에 참석한 또 다른 인사도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가운데)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고 귀국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이 방미 당시인 3월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플로리다주의 만찬장에 서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얼굴 일부가 가려진 인물이 바인가르텐 국장이다. ⓒ플로리다 AP=연합포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가운데)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고 귀국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이 방미 당시인 3월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플로리다주의 만찬장에 서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얼굴 일부가 가려진 인물이 바인가르텐 국장이다. ⓒ플로리다 AP=연합포토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기자회견에서도 코로나19 검사 관련 질문에 '필요없다'는 취지로 넘어갔지만,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비판 여론 속에 검사를 받았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과 직·간접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빚어졌던 논란은 일단락 됐다. 숀 콘리는 “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와 매일 접촉하고 있다”며 “우리는 노출 감소와 전염 완화를 위해 최선의 업무를 이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대통령 음성 판정스페인·캐나다 총리도 자가격리 들어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수행원들의 무더기 감염 속에 검사를 받았으나 3월13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이 보아소나루 대통령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그는 해당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보아소나루 대통령은 한 차례 더 검사를 받아 진실을 확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부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스페인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전 국민 의 이동을 제한함에 따라 페드로 산체스 총리도 방침을 준수해 관저에 머물기로 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역시 예방적 차원에서 14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자가격리에 들어간 정상도 있다.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관저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3월9일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14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재무부 장관 등 일부 각료가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격리되자 감염 우려에 휩싸였다. 대통령궁을 일시 폐쇄하고 소독 작업을 벌이는 소동도 일어났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2월2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에 들어가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 AP=연합포토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2월2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에 들어가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 AP=연합포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의심 정황이 있어 우려를 산 적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프랑크 리스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3월10일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수석비서관인 파트리크 스트르조다도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우려가 커졌다.

영국에서는 네이딘 도리스 보건부 정무차관이 3월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리스 차관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져 우려가 불거졌다.

코로나19 발병 지역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격리된 국가정상도 있다.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났다. 바툴가 대통령과 외교장관 등 고위관리들은 귀국 후 바로 격리에 들어갔다. 몽골은 14일 이내에 중국을 찾은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는데, 바툴가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방중한 까닭에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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